“몇 천 몇 억은 높게 써야 가져간다”…서울 아파트 경매도 불장

조성신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obgud@mk.co.kr)

입력 : 2025.06.18 08:47:56 I 수정 : 2025.06.18 09:16:02
매각가율 100% 이상 속출
1~5월 평균은 25건→이달 1~16일 24건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 경매 입찰법정 앞이 경매에 참여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한주형 기자]
#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 전용 84㎡는 감정가 19억6000만원보다 4억4600만원 높은 24억700만원(매각가율 122.8%)에 낙찰됐다. 이튿날인 11일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06㎡가 감정가 31억5000만원보다 10억6000만원 이상 높은 42억1533만원에 낙찰됐다. 매각가율은 133.8%다.

또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166㎡는 감정가보다 5억원 이상 비싼 30억1천만원(120.9%)에 손바뀜됐다.

연일 치솟는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경매시장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이달에만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데다가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16일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 가운데 매각가율이 100%를 넘는 경매는 총 24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까지 아직 2주가량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가율 100% 이상 경매는 이보다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매각가율 100% 이상 아파트 경매는 총 127건으로, 월평균 25.4건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매각가율 100% 이상 경매건수는 올해 1월 21건, 2월 16건, 3월 22건, 4월 36건, 5월 32건 등 최근 들어 다소 늘어나는 추세였으며 특히 이달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달 매각가율이 100%를 넘는 매물 가운데 토허구역 외 지역의 아파트가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성원 84㎡는 감정가보다 8000만원 높은 13억310만원(106.8%)에 거래됐고, 동대문구 휘경동 브라운스톤휘경 전용 59㎡도 감정가보다 1400만원 높은 7억6200만원(101.9%)에 새주인을 맞았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성북구 길음동이나 영등포구 대림동 등에서도 매각가율이 100%에 육박하는 거래가 적잖이 나왔다”면서 “매각가율 상승세는 토허구역 확대 재지정 이후 경매를 통해 매입하려는 틈새 수요와 함께 실거주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투자 목적이라면 수익 등을 고려해 낙찰 희망가를 높게 쓰기 어렵다”면서 “강남 외 지역에서 낙찰가율이 높은 것은 실수요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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