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고속성장 중인 韓e스포츠…글로벌 Z세대 공략 '순항'

LoL 한국리그 LCK, 베트남서 인기 급증…10·20대 열광한화생명, 미래세대 잠재고객 확보 위해 대기업 중 LoL팀 직접 운영
박진형

입력 : 2025.06.19 21:00:01


한국 e스포츠팀 HLE 베트남 팬미팅…현지팬 수천명 열광
(호찌민=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시 탄빈 체육관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임단 HLE의 팬미팅 행사에 몰린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2025.06.19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10·20대 글로벌 팬들이 우리 회사 브랜드 이름을 자발적으로 외치게 만드는 것은 TV 광고에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불가능하다.

이것이 e스포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한화생명 관계자) 지난 18일(현지시간) 베트남 최대도시 호찌민 탄빈 체육관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한국 게임단 '한화생명e스포츠'(HLE)의 팬미팅에는 수천 명의 팬이 몰려들어 뜨거운 현지 인기를 입증했다.

LoL 한국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LCK)가 2021년 베트남어 경기 중계를 시작한 이후 베트남에서 한국 e스포츠의 인기는 고속 성장 중이다.

LCK 사무국에 따르면 LCK 스프링 결승전 베트남어 중계의 최고 동시 시청자 수(PCU)는 2022년 29만3천여 명에서 지난해 56만1천여 명으로 약 91% 급증했다.

게다가 베트남인인 '레이지필' 쩐바오민(DRX) 선수가 최근 LCK에서 첫 외국인 선수로 활약하기 시작한 것은 LCK의 현지 인기에 날개를 달았다.

세계 5대 지역 리그 중에서도 최고 대회인 'LoL 월드 챔피언십'(월즈) 성적 등 여러 면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빅리그' LCK에 자국 선수가 진출하자 베트남 팬들은 2000년대 한국 축구팬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박지성 선수를 응원한 것처럼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에 최근 LCK 팀과 선수들도 베트남을 잇따라 찾아 팬들의 지지에 화답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하노이에서 '데프트' 김혁규·'베릴' 조건희, '쇼메이커' 허수, '모건' 박루한 등 인기 선수 5명이 참석한 한국 정부 주최 행사 'K-관광 로드쇼'에는 약 10만 명의 현지 팬이 운집하기도 했다.

특히 HLE는 LCK 10개 팀 중 처음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베트남 팬미팅을 연달아 개최하면서 베트남 시장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HLE의 이런 노력은 e스포츠를 통해 한국을 벗어난 세계의 미래 세대를 공략하려는 모기업 한화생명의 전략과도 무관치 않다.

국내에서 극심한 저출산·고령화로 미래 고객층인 청년 세대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한화생명은 글로벌 10∼30대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해왔다.

한 HLE 관계자는 "2030세대가 우리 회사의 중심 고객층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들 사이에서 인지도·호감도를 쌓으면 이들이 40·50대가 됐을 때 가장 먼저 한화생명을 떠올릴 것이라는 장기적인 포석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미래 세대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를 정확히 인지하고 호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의 가치는 엄청나다"면서 10·20대에게 큰 인기인 LoL e스포츠의 강점을 제시했다.

세계 각국 가운데서도 베트남은 올해 현재 인구 약 1억160만명의 45%가 MZ세대로 분류되는 젊은 나라인 데다 LCK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주목한 결과 통상적인 단순 스폰서십 관계를 넘어 2018년부터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LoL 게임단을 직접 운영하면서 베트남 시장에 신경 쓰게 됐다는 것이 한화생명의 설명이다.

한화생명은 2019년 국내 e스포츠팀 중 최초로 e스포츠 트레이닝 센터를 개설하고 선수단 전용 버스를 제공하는 등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LoL e스포츠의 팬으로서 HLE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투자 결정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한화생명e스포츠 선수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임단 한화생명e스포츠(HLE) 선수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2025.06.19[HLE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jhpar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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