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은하단 사이 거대 가스 필라멘트 발견…우리은하의 10배 질량"

국제 연구팀 "우주 '사라진' 물질 문제 해결 단서…표준 우주모델 뒷받침"
이주영

입력 : 2025.06.20 00:01:01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은하단(cluster) 수십 개가 뭉쳐있는 우주 거대구조인 섀플리 초은하단(Shapley Supercluster)에서 우리은하(Milky Way) 질량의 10배나 되는 뜨거운 가스가 끈처럼 펼쳐져 있는 거대한 필라멘트 구조가 발견됐다.



"은하단 연결 거대 가스 필라멘트 발견…우리은하의 10배 질량"
6억5천만 광년 밖의 우주 거대구조인 섀플리 초은하단(Shapley Supercluster)에서 우리은하(Milky Way) 질량의 10배나 되는 뜨거운 가스가 끈처럼 펼쳐져 있는 거대한 필라멘트 구조가 발견됐다.유럽우주기구(ESA) X선 우주망원경 XMM-Newton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스자쿠(Suzaku) X선 우주망원경에 포착된 이 사진에서 아래와 위쪽 밝은색 점 4개가 성단이며 그 사이 띠처럼 보이는 보라색 얼룩이 가스 필라멘트 구조다.[ESA/XMM-Newton and ISAS/JAXA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네덜란드 라이덴대 천문대 콘스탄티노스 미그카스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20일 과학 저널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에서 X선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섀플리 초은하단 내에서 4개 은하단을 연결하는 거대한 고온 가스 필라멘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필라멘트의 질량은 우리은하보다 10배 이상 크고 여기에 우주의 '사라진' 물질 일부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며 이 발견이 수십년간 계속된 우주의 '사라진' 물질 미스터리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 관측에서 계속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가 별, 행성, 은하 등 눈에 보이는 일반 물질의 양이 이론상 존재해야 할 양보다 3분의 1 정도 적다는 점이다.

표준 우주모델이 맞는다면 반드시 있어야 할 물질이 관측되지 않는 것이다.

연구팀은 우주모델에서도 보이지 않는 물질들이 우주공간에 끈처럼 길게 뻗은 가스 형태, 즉 필라멘트 구조로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필라멘트는 대체로 희미해 인근의 다른 천체에서 나오는 빛과 구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유럽우주기구(ESA)의 X선 우주망원경 XMM-Newton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스자쿠(Suzaku) X선 우주망원경으로 섀플리 초은하단을 관측하고 이를 다른 망원경의 광학 데이터와 결합해 은하단 사이에서 거대한 가스 필라멘트 구조를 찾아냈다.

우주의 거대 필라멘트 네트워크인 '우주 거미줄'(cosmic web)
우주를 가로지르는 필라멘트로 이루어진 광대한 네트워크인 '우주 거미줄'(cosmic web) 시뮬레이션 모습.별, 은하, 은하단은 거미줄의 가장 촘촘한 매듭에서 생겨나며, 수백만 광년 길이로 뻗어 있는 실타래로 연결돼 있다.이런 실은 눈에는 안 보이지만 ESA의 XMM-Newton 같은 X선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다.[Illustris Collaboration / Illustris Simulation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센타우루스자리 방향 6억5천만 광년 거리에 있는 섀플리 초은하단은 은하단 25개 이상, 은하 8천개 이상이 모여 있어 가장 거대하고 밀도가 높은 초은하단(supercluster) 중 하나로 꼽힌다.

연구팀은 스자쿠 X선 망원경이 넓은 영역에 걸쳐 필라멘트에서 나오는 희미한 X선을 포착하고, XMM-Newton 망원경이 관측 영역 내 초대질량 블랙홀 등에서 나오는 X선을 선별해 가스 필라멘트를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필라멘트를 구성하고 있는 가스는 온도가 1천만 도가 넘고 전체 질량은 우리은하의 10배에 달하며, 길이는 2천300만 광년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동 연구자인 독일 본대학 플로리안 파코 박사는 "두 X선 우주망원경의 협력으로 필라멘트 내 가스만 정확히 관측할 수 있었다"며 "이 필라멘트 구조는 대규모 우주 시뮬레이션과 정확히 일치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4개의 은하단 사이를 연결하는 뜨거운 가스 필라멘트를 찾아내고 특성을 정확히 규명했다며 이는 특정 우주 영역에서 사라진 질량 문제를 해결한 첫 사례 중 하나라고 밝혔다.

다른 공동연구자인 ESA 노르베르트 샤르텔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표준 우주모델의 설명을 뒷받침한다며 "'사라진' 물질은 실제로는 우주를 가로지르는 잘 보이지 않는 필라멘트 속에 숨어 있었던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Astronomy and Astrophysics, Konstantinos Migkas et al., 'Detection of pure WHIM emission from a 7.2 Mpc long filament in the Shapley supercluster using X-ray spectroscopy', http://dx.doi.org/10.1051/0004-6361/202554944 scitec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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