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1원어치도 못 사는데”…올해 들어서만 27조원 몰린 비트코인 ETF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입력 : 2025.07.22 19:35:27
입력 : 2025.07.22 19:35:27
규제에 속터지는 개미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금지
‘삼전 레버리지’ 홍콩서 나와
비트코인 ETF도 ‘그림의 떡’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금지
‘삼전 레버리지’ 홍콩서 나와
비트코인 ETF도 ‘그림의 떡’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투자자 포트폴리오의 핵심 운용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고위험·고수익형 상품에 대한 규제로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나오고 있다. 현물 가상자산 ETF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대표적이다.
22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올해 들어 197억1400만달러(약 27조4000억원)가 순유입됐다. S&P500, 초단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ETF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순유입이다. 이더리움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이더리움 트러스트(ETHA)’에도 46억1600만달러(약 6조4000억원)가 순유입됐다.
최근 1개월로 범위를 좁히면 가장 많은 자금이 순유입된 상위 5개 상품 중 2개가 이들 두 가상자산 ETF였다. 한 달 새 수익률은 각각 13.06%, 55.01%에 달한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은 이 상품들을 매수할 수 없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 정의에 가상자산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증권사들이 이들 상품을 중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작년 초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초로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 데 이어 투기성 코인이 아닌 장기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코인들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ETF를 출시하고 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규제도 창의적인 상품들의 탄생을 저해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X2(TSLL)’를 30억8800만달러(약 4조28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전체 해외 상장 종목 중 8위다.
엔비디아 2배 레버리지 상품인 ‘그래나이트셰어스 2배 레버리지 엔비디아 데일리(NVDL)’도 5억5400만달러(약 77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주식형 ETF에 10개 종목을 섞어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해 이 같은 상품이 나올 수 없다.
한국에는 없는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이 홍콩에서 먼저 출시되는 일도 생겼다. 홍콩 CSOP운용은 지난 5월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를 출시한 데 이어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가 해외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상장 규제를 완화하면서 이들 상품이 출시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됐다.
한편 서학개미들은 가상자산 현물 ETF 대신 가상자산 투자에 2배 레버리지 전략을 결합한 ETF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가상자산 현물을 담은 ETF는 매매가 금지돼 있지만, 비트코인 선물 등 파생상품 가격을 추종하는 ETF는 매매가 가능하다.
올해 서학개미는 이더리움 2배 레버리지 ETF인 ‘볼러틸리티 셰어스 트러스트 2X 이더리움(ETHU)’의 재투자형 및 배당형 상품을 지난 21일까지 각각 2억5800만달러(약 3600억원), 6700만달러(약 900억원)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