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일본보다 좋은 조건으로”…트럼프에 내놓을 한국 협상팀 회심의 카드는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입력 : 2025.07.24 06:08:44
입력 : 2025.07.24 06:08:44
美 도착한 여한구 통상본부장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협상”
김정관 산업장관도 미국 찾아
조선·항공·에너지 협력 논의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협상”
김정관 산업장관도 미국 찾아
조선·항공·에너지 협력 논의

일본이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내면서 한국 협상 결과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향후 협상에서 관세율 목표치의 기준점이 생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어느 선까지 상호관세를 낮출 수 있을지 안갯속에 있었지만 이제 확실한 기준을 잡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협상단에 참여하는 정부 관계자는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본보다 못한 결과를 받아들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우리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쌀과 소고기는 지키고 에너지 수입과 투자 확대, 조선·원전·반도체 등 산업협력 부분에선 미국측 요구를 최대한 들어준다는 전략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 도착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나라에 민감한 부분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국익 위주로 최선을 다해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상호관세 유예 기간 종료 시점인 8월 1일까지 협상 타결이 가능한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미 무역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여 본부장은 지난달 취임후 이번이 세 번째 미국 방문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23일 3박4일 일정으로 취임 후 첫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김 장관은 워싱턴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등과 연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러트닉 장관과는 조선·반도체·항공 등 양국 산업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라이트 장관·버검 위원장과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 방안과 미국산 원유·LNG 도입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이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대미 투자와 구매,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 선순환되는 포지티브 섬 결과로 이어지도록 대응하겠다”고 말한 부분이다.
일본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투자 등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의 총사업비는 400억~500억달러에 달해 미국은 일본은 물론 한국의 참여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에 추가로 쌀 시장을 열기로 했지만 한국은 사정이 달라 우리 정부는 협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에선 작년부터 쌀이 부족해 올해 쌀값이 평년 대비 2배 급등했다. 하지만 한국은 해마다 20만t 이상 쌀이 남아돈다. 구조적 공급과잉으로 정부는 2021년산부터 2024년산까지 연평균 31만t을 시장에서 격리했다. 쏟아부은 예산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소고기에 대한 협상에서도 물러설 수 없다는 방침이다.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에 합의할 경우 국내 여론의 급격한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