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하반기 증시, 코스피·S&P500 나란히 11% 상승 전망…트럼프發 달러약세 수혜 기대감”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5.07.24 15:32:45
입력 : 2025.07.24 15:32:45

올해 하반기 글로벌 증시는 코스피와 S&P500 지수 모두 약 11%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달러 약세와 미국 장기국채금리 하락이 나타날 경우, 무역적자 축소와 증시 부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사진)은 최근 ‘2025 매경과 함께하는 재테크 콘서트’에서 이 같은 낙관론을 폈다.
이 실장은 “달러 약세와 미국 장기국채 금리하락이란 두 개의 강력한 모멘텀이 한미 증시를 하반기에 약 11% 끌어올릴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레이건 행정부는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달러인덱스를 1984년 151포인트에서 1991년 83포인트까지 낮췄고, 이 과정에서 미국 GDP 대비 무역적자 비율은 3%에서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 실장은 “현재 미국의 무역적자 비율도 GDP 대비 3%에 달하는 상황인 만큼, 트럼프의 정책 방향도 과거와 유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도 임박한 것으로 봤다. 과거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시점의 공통적 신호는 미국 경기선행지수(YoY)가 평균 -3.0%를 하회했을 때였는데, 2025년 3월 현재 이 지표는 –3.5% 수준이다.
이 실장은 “통화완화 국면이 시작될 경우, 달러인덱스 하락과 함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두 지표가 동시에 하락한 분기의 S&P500 평균 상승률은 7.3%로, 단일 변수 하락 시보다 더 높았다.
여기에 해당 흐름이 2개 분기 연속 지속될 경우 S&P500 지수가 보통 4.1% 추가 상승했다. 이를 종합하면, S&P500 하반기 기대수익률은 11.4%에 달한다.
이 실장은 “다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개 분기 연속 하락할 경우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해석되며, 실제 과거 사례에서도 해당 조건 충족 시 지수 급락이 동반됐다.
그는 “만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하락이 올해 하반기에 이어 내년 1분기에도 지속될 경우, 내년 초 S&P 500은 9.9% 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올해 하반기 S&P500 내에서도 매출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 증가율이 높고, 매출 대비 CAPEX(자본적 지출) 비중이 증가하며, 자기자본투자수익률(ROIC)이 개선되고, 주가매출비율(PSR) 하락 기대가 큰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서비스 기업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서비스나우, 팔로알토네트웍스,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미디어 기업 중에선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넷플릭스 등이 유망 기업으로 꼽힌다.
그는 코스피도 동일한 매크로 환경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는 통상 달러 인덱스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동반 하락 시 외국인 수급이 회복되며 강세 흐름을 보였다는 근거에서다.
이를 반영할 경우 2025년 하반기 코스피 기대수익률은 각각 6.0%, 5.2%를 합산한 11.2%로 추정된다고 이 실장은 전망했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선 외국인이 2024년 8월부터 2025년 4월까지 9개월간 총 38조 원 규모를 순매도한 상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41조 원 순매도)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원화 약세가 진정되면서 외국인은 코스피를 약 4조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 실장은 “달러 약세·미국 기준금리 하락이 이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에 더욱 많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달러 인덱스 하락이 첫 분기에 나타날 경우 외국인들은 철강, 자동차, 소프트웨어, 건설, 화학, 반도체 업종을 집중 매수해왔다.
포스코홀딩스, 네이버, 크래프톤, LG화학, 포스코퓨처엠 등이 대표 수혜기업이라고 이 실장은 분석했다.
이 실장은 “달러 인덱스가 2개 분기 연속 하락할 경우, IT가전(2차전지 포함), 지주·상사, 운송, 증권, 조선 업종이 외국인의 주요 투자처로 부각된다”고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 대한항공, CJ대한통운,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이 이 구간의 수혜 종목으로 꼽았다.
결국 하반기 글로벌 증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레이건 시대의 ‘플라자 합의 리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분석이다.
달러약세, 금리하락 정책 모멘텀이 맞물릴 경우 코스피와 S&P500 모두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이 실장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