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글랜우드PE, 1.6조 규모 3호 펀드 결성 마무리…CPPIB 등 해외 ‘큰손’ 앞다퉈 출자

우수민 기자(rsvp@mk.co.kr)

입력 : 2025.07.24 15:52:33 I 수정 : 2025.07.24 16:09:02
‘캐나다 국민연금’ 1억달러 투자
싱가포르 국부펀드도 투자 참여
펀딩 작업 6개월 만에 조기 마감
첫 투자는 ‘LG화학 수처리 사업’


[본 기사는 07월 24일(14:42) 매일경제 자본시장 전문 유료매체인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세 번째 블라인드펀드(투자처가 정해지지 않은 펀드) 조성을 반년 만에 마무리지었다.

북미 지역 대표 연기금과 싱가포르 국영 투자사를 포함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면서다.

글랜우드PE는 설립 이후 카브아웃(대기업 자회사·사업부 거래)이라는 일관된 투자 전략 하에 굵직한 ‘엑시트(투자회수)’ 성과를 달성해왔다.

이례적으로 빠르게 ‘조 단위’ 펀드레이징을 마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토종 PEF 운용사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는 지난주 3호 블라인드펀드를 1조6000억원 규모로 조기 마감했다. 올해 초부터 펀딩 작업을 시작한지 단 6개월 만이다.

해외 펀딩은 처음이었음에도 명망높은 해외 기관 투자자로부터 약 7000억원의 자금을 약정받았다.

특히 눈에 띄는 성과는 해외 앵커투자자 CPPIB(캐나다연금계획투자위원회)로부터 약 1억달러 안팎의 자금을 유치했다는 점이다. CPPIB는 캐나다의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으로, 약 1000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MBK파트너스, 앵커PE 정도에만 제한적으로 출자해왔다. IB업계 관계자는 “주력펀드가 해외에 소재하고 있거나 경영자가 외국인이 아닌 순수 국내 토종 GP(운용사) 가운데 CPPIB의 선택을 받은 운용사는 글랜우드PE가 유일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싱가포르 국영펀드 테마섹의 자회사인 파빌리온캐피탈 역시 이번 3호 펀드에 수백억원 규모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기존 블라인드펀드 출자자(LP)들로부터 재차 자금을 유치했다. 글랜우드PE는 우수한 트랙레코드와 압도적인 운용 성과에 힘입어 이들 기관으로부터 우수 운용사에 선정되며 수시출자 자격을 얻은 바 있다.

이번 3호 펀드가 국내에서 모집한 자금 대부분은 기존 LP들의 재출자로 이뤄졌다. 이에 출자를 원했지만 참여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기관들이 많다는 후문이다. 글랜우드PE는 올 하반기 출자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랜우드PE는 대기업의 비핵심 계열사와 사업을 인수해 인적 구조조정 없이 과감한 투자로 다른 대기업의 핵심 사업으로 변모시켜왔다”며 “한국형 PE의 바람직한 모습을 10년 넘게 보여주고 있는 점이 이번 대규모 투자유치 성공의 발판이 됐다”고 평가했다.

2014년 설립된 글랜우드PE는 카브아웃에 집중하는 중대형 바이아웃(경영권거래) 전문 PEF 운용사다. 지난해 초 청산한 4500억원 규모 1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해양에너지·서라벌도시가스, 한글라스(현 LX글라스), SKC코오롱PI(현 PI첨단소재), CJ올리브영에 투자했다.

1호 펀드 연환산수익률(IRR)은 29.1%,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MOIC)은 2.2배에 달했다. 2호 펀드도 CJ올리브영, LG화학 진단사업부(현 인비트로스), SK피유코어(현 피유코어), 테크로스환경서비스 등에 투자했다.

글랜우드PE는 최근 LG화학 워터솔루션사업부를 1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3호 펀드의 첫 투자로, 2호와 3호 펀드를 함께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성장하려면 차세대 미래 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가 중요하고, 한정된 자산 환경 아래서 비핵심 사업 정리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며 “글랜우드PE 같은 카브아웃 전문 운용사가 시장 경제에 의한 선순환을 이루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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