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반토막 나고 매출 10년만에 가장 큰폭 감소 전기차 캐즘에 보조금도 축소 머스크 "몇 분기 더 어려울 것" 자율주행·로봇으로 반등 모색 주가 전망은 월가서도 엇갈려
테슬라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10년 만에 가장 큰 매출 감소를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주가가 연초 대비 17% 하락한 가운데,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향후 실적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23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224억9600만달러(약 30조79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수치로, 테슬라 역사상 10년 만에 가장 큰 매출 감소폭이다. 영업이익은 42% 급감한 9억2300만달러(약 1조2600억원)였으며, 주당순이익(EPS)은 0.40달러로 1년 전보다 23% 감소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전일 대비 0.14% 오른 332.56달러에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4.4% 넘게 하락했다. 이날 종가 기준 테슬라는 올해 들어 17.65% 하락했다.
이번 실적 부진의 주원인으로는 자동차 부문 매출 감소가 꼽힌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 핵심 사업인 자동차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로부터 받는 배출가스 규제 크레디트 수입 감소, 연구개발(R&D)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오는 9월 말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종료하는 점도 향후 테슬라의 수익성에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는 지금 과도기에 있다"며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규제 변화와 보조금 축소가 겹치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몇 분기는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내년 말에는 테슬라의 재무 구조가 매우 매력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이날 올해 말까지 미국 인구 절반에게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향후 5년 안에 연간 100만대 규모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대량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업인 전기차 부문은 주춤하지만, 미래 신사업인 자율주행차와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월가에서는 주가 전망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이어졌다. JP모건은 로보택시가 안정적이고 일관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도 '매도'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115달러로 제시했다. 반면 웨드부시는 500달러를 목표가로 제시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은 2분기 매출 964억3000만달러(약 131조9800억원)와 순이익 282억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순이익은 20%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