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업용 전기료 너무 비싸” 살길 찾아나선 기업…LG화학 ‘전력 직구’ 나서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입력 : 2025.07.24 18:17:01 I 수정 : 2025.07.24 18:41:25
산업용 전기료 급등에 부담
한전 안거친 구매 기업 1호


LG화학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 = 연합뉴스]
LG화학이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전력거래소에서 전력을 ‘직구(직접 구매)’하는 첫 번째 기업이 됐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급등하자 한전을 통하지 않고 전력을 직구하는 것이 저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직접전력구매제도는 수전설비 용량이 3만킬로볼트암페어(㎸A) 이상인 전기사용자에 대해 허용돼 있다.

24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6월 말부터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을 직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대기업 중 전력을 직구하는 기업은 LG화학이 유일하다. 앞서 지난 3월 SK어드밴스드가 첫 번째로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에서 제도 승인을 받았지만 뒤이어 신청한 LG화학이 먼저 전력 직구 ‘스타트’를 끊었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3년 새 70% 이상 급등했다. 2022년 1분기 킬로와트시(kWh)당 105.5원이었던 산업용 전기요금은 올해 1분기 185.5원까지 치솟았다. 정부가 가정용 전기요금 대신 정치적 논란이 크지 않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에 따라 전력 도매시장가격(SMP)에 망 이용료 등을 더한 직구 가격이 한전의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저렴해졌다.

LG화학을 시작으로 앞으로 한전의 고객사 이탈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발 공급과잉을 겪는 석유화학 기업들과 미국발 관세 직격탄을 맞은 철강업계가 높은 산업용 전기요금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대기업 고객사 이탈이 이어지면 한전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올해 지난 5월까지 한전 판매 수입에서 산업용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8.1%였다.

증권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