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미국 약값 내려라”··트럼프 서한에 제약사 줄하락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입력 : 2025.08.01 15:53:57
의약품 관세 예고 이어
약가 인하 압박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서한 중 하나. 수신인은 알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으로 되어 있다. <사진=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약사별로 약가 인하를 압박하는 서한을 공개하면서 제약사 주가가 무더기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하루 새 5.92% 급락하면서 연저점인 47.0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일라이릴리는 이날 하루 새 주가가 2.63% 하락하면서 최근 일주일 새 8% 이상 급락했다.

아스트라제네카(-4.57%), 머크(-4.44%), 화이자(-2.27%) 등 다른 제약사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17개 주요 제약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60일 내 모든 처방약을 다른 선진국에서 제공되는 최저 가격에 제공하고, 신약도 최혜국 수준으로 제공할 것을 확약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최혜국 대우 약가 정책’을 부활시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을 통해 “미국은 동일한 약에 대해 다른 지역보다 평균적으로 최대 세 배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며 “제약업계가 정부에 제안한 해결책은 대부분 책임을 떠넘기고 업계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해달라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제약사가 응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한을 받은 17개사는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 △화이자 △EMD세노로 △길리어드 △노바티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베링거인겔하임 △애브비 △존슨앤드존슨 △제넨테크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리제네론 △머크 △GSK 등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 약가 인하를 지원하기 위해 유통단계 생략, 해외 약가 인상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한에는 제약사가 최혜국 수준의 가격을 제공할 경우 제조사가 중간 유통단계를 생략하고 직접 환자들에게 약을 판매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관련 추가 수익을 미국 환자를 위한 약값 인하에 직접 재투자한다는 조건 하에, 해외 약값 인상을 지원하는 무역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제약업계는 미국이 해외의 약가 통제 정책을 따라하기보다 해외 정부가 신약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알렉스 슈라이버 미국 제약협회(PhRMA) 부사장은 “약가 통제 정책을 수입하는 것은 미국의 제약 리더십을 약화시키고 환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며 “약가 격차를 줄이려면 미국 내 의료비 상승의 원인이 되는 중간 유통업체를 규제하고, 외국 정부가 혁신 의약품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약가 인하에 더해 의약품 관세에 대한 우려도 모아지고 있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29일 외국산 의약품에 2주내에 15% 이상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수입 의약품에 1년 내 2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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