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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섭 감사위원 선임…주주제안 배당안, 우선주 분할안은 '부결'

[톱데일리]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운용이 남양유업 주주총회에서 추천한 인물이 새로운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현 경영진이 제3자의 집중 견제를 받게 됐다.

남양유업은 31일 오전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남양유업은 현재 감사를 맡고 있는 심호근 상근감사의 연임안을 의안으로 상정했고, 차파트너스는 주주제안을 통해 심혜섭 변호사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해당 안건에서 양측의 표 대결은 차 파트너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는 '3%룰'을 적용한 영향이 컸다. 3%룰은 상법상 주주총회에서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해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장치다.

남양유업 주총에서 역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주식까지 모두 합해 의결권을 3%밖에 행사하지 못하면서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이 최종 통과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주총에서 감사위원 선임 주주제안 안건은 찬성 12만표, 반대 4만표로 소액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 끝에 통과됐다.

다만 다른 안건들은 대부분 사측이 제안한 안건들로 결정됐다. 배당안의 경우 회사가 제안한 '보통주 1000원, 우선주 1050원' 안건이 통과됐으며, 주주제안건인 '보통주 2만원, 우선주 2만50원'은 부결됐다.

이외 주주가 제안한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분할'하는 안건 역시 통과하지 못했으며, 자사주 취득 안건도 부결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측이 제기한 홍진석 남양유업 상무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홍진석 상무는 홍원식 회장의 장남으로, 남양유업에서 경영혁신추진단장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 진행을 맡은 이상우 남양유업 사외이사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큰 규모의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회사가 새롭게 도전해 빠른 시일 내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양유업 현 오너 일가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2021년 5월 한앤컴퍼니에게 주식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약속했던 거래 종결일에 홍 회장이 돌연 매각 취소 의사를 밝히면서 양측의 인수합병 계약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1심, 2심 모두 한앤컴퍼니의 손을 들어줬으며, 홍 회장 일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홍원식 회장 일가의 경영을 견제할 주체가 없었는데, 이번 심혜섭 감사위원의 선임으로 가능해졌다"며 "주요 경영 사항에 감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홍 회장 일가의 각종 경영 활동에 당장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만약 대법원 판결에 의해 남양유업의 오너가 홍 회장 일가에서 한앤컴퍼니로 바뀐다면, 한앤컴퍼니가 새롭게 선임된 감사위원의 견제를 받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