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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총계 275억 → 9억… 롯데지주 800억 투자 이전으로 회귀 조짐

[톱데일리] 크라우드펀딩 기업 와디즈의 자본총계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자산 대부분을 부채가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영업비용이 대폭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와디즈의 자본총계는 9억2000여만원으로 전년 275억원에 비해 97% 감소했다. 와디즈의 자본금은 33억5000만원으로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자본잠식상태다. 와디즈의 자산총계는 546억원이며 부채는 537억원으로 조사됐다. 자산 98%가 부채로 구성돼 있다.

손익계산 서를 살펴보면 와디즈 매출은 전년 237억원에서 지난해 342억원으로 44% 가량 신장했지만, 영업비용이 444억원에서 680억원으로 53% 증가했다. 매출 증가 폭보다 영업비용 증가세가 더 거셌다. 그 결과 와디즈의 영업손실은 전년 보다 약 130억원 늘어난 338억원으로 집계됐다.

와디즈의 영업비용 증가는 신사업 와디즈 스토어의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와디즈 스토어는 펀딩에 성공해 검증된 제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다. 그간 와디즈는 펀딩 중개 수수료를 수취하는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 왔지만, 지난 2021년 와디즈 스토어 서비스를 개시하며 유통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중개 수수료를 수취하는 플랫폼 사업과 비교하면 을 직접 매입하고 고객에게 판매하는 유통업은 판매금액 대부분을 매출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외형 성장을 노리기 적격인 셈이다.

하지만 유통업 진출에 따라 와디즈는 적지 않은 비용 지출을 감당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년 약 2억원이던 상품매출원가가 50억원으로 30배 가까이 늘었다. 급여와 광고비도 전년 대비 각각 37%, 48% 증가했다. 보통 급여, 광고비는 스타트업이 외형 확장을 시도할 때 증가세를 보이는 계정이다.

와디즈 스토어 사업이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사업의 성패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다만 와디즈가 올해도 공격적인 비용 지출 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와디즈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263억원 정도다. 지난해와 같은 적자세가 유지된다면 올해 연말 즈음 현금이 고갈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와디즈가 보유한 130억원 규모의 단기 차입금 만기도 속속 도래하고 있다. KB국민은행으로부터 빌린 100억원의 만기는 지난 2월이었으며, 총 30억원 규모의 IBK기업은행과 신한은행 단기차입금 만기는 오는 8월이다.

와디즈의 또 다른 신사업인 금융업 역시 아직 신통치 못한 실적을 내고 있다. 와디즈의 금융자회사인 와디즈파이낸스와 벤처캐피털 와디즈파트너스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냈다. 스타트업, 중소상공인 대상 여신사업을 영위하는 와디즈파이낸스의 경우 부채가 자본 규모를 웃돌고 있다. 와디즈파트너스는 투자 후 회수까지 수년이 걸리는 벤처캐피털 특성상 단기적으로 와디즈 연결 실적에 기여하는 정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와디즈가 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감사보고서를 외부에 처음 공개한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와디즈 자본총계는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상태였다.

지난 2021년 롯데지주가 와디즈의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에 참여하면서, 와디즈의 자본총계는 양의 값으로 돌아설 수 있었다. 롯데지주는 약 486억원 어치의 와디즈 신주와 314억원 규모의 구주 매매를 통해 총 800억원을 투자하며 와디즈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롯데지주의 유상증자 덕분에 와디즈의 유동자산은 2020년 300억원대에서 2021년 700억원 이상으로 훌쩍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큰 적자가 나면서 와디즈 유동자산은 약 450억원으로 감소, 롯데지주 투자 이전 상황으로 회귀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