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본으로 간다”…한국인들 몰려갔다, 버핏 따라서

김금이 기자(gold2@mk.co.kr)

입력 : 2023.05.10 22:18:42 I 수정 : 2023.05.11 09:17:38
홍콩·中상해 제치고 투자 2위
최근 한달간 500만달러 사들여
버핏 효과본 상사株 마루베니
순매수 1위에 수익률 두자릿수


워런 버핏 [사진 = 연합뉴스]
국내와 미국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 주식에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최근 일본 상사주에 대한 지분 투자를 늘린 것도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관심을 높아진 이유로 풀이된다. 또 여전히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영향으로 엔화 가치가 떨어져 있어 향후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8일 기준 29억달러(약 3조 842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550억달러, 약 73조원)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국가·지역 기준으로는 2위다. 홍콩(21억달러), 중국 상해(9억달러), 유럽 주식(6억달러)보다 일본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더 많은 셈이다.

최근 한달(4월 10일~5월 9일) 514만달러 규모의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일본주식을 순매도했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최근 한달간 일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인 마루베니(417만달러)다. 뒤를 이어 닌텐도(412만달러)가 이름을 올렸다. 3위와 4위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ETF(410만달러), 스미토모금속광산(252만달러)였다.

마루베니가 1위에 오른 것은 버핏회장 효과로 풀이된다. 일본 종합상사 중에서는 순매수 상위에는 마루베니 외에도 이토추상사도 포함됐다. 버핏 회장은 최근 일본 상사를 “100년을 넘어 영원히 살아남을 기업”이라고 평가하면서 마루베니와 이토추상사는 각각 11%, 14.99% 상승했다.

게임회사인 닌텐도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매수가 몰린 것으로 평가된다. 닌텐도는 최근 전세계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슈퍼마리오브라더스’의 흥행에 힘입어 최근들어 주가 역시 한달간 10% 이상 올랐다.

스미토모광산(SMM)은 일본의 대표 양극재 회사다. 국내 증시에서 양극재 기업들이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기록한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해외 관련 기업들까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달새 일학개미들은 스미토모광산을 252만달러어치 사들였다.

일학개미는 일본에 상장된 미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도 대거 사들였다. 미국채20년물 금리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각각 순매수 3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각각 410만달러와 163만 달러 규모다.

일학개미가 사들인 미국 ETF 상품은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살 수 있는 ETF다. 국내 투자자들이 한국이나 미국에서 살 수 있는 상품을 일본까지 가서 산 것은 환율 효과를 기대하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에서 달러 상품에 투자를 늘려왔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차익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미국 증시 상승이 주춤하면서 관련 ETF는 종합상사 등 개별 종목에 비해 수익률 자체는 낮은 편이다.

일본 시장의 성과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같은 기간 나스닥과 코스피는 박스권에 갇혀있지만 일본 닛케이225는 5.83% 상승해 지난해 1월 이후 1년4개월만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종합상사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와 기술주 등이 상승 랠리를 이끌었다. 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 총재가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단 의지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났고, 외국인투자자가 유입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상사와 같은 일본 대표 종합상사 기업들의 순이익이 1조엔을 넘어서는 등 호실적을 발표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로 본격적인 리오프닝(경기재개)이 기대되면서 일본의 리오프닝주도 정책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까진 일본 정보기술(IT) 및 제조 업체와 엔화강세 수혜 기업을 선호하지만, 상반기에는 국채 금리와 환율 영향이 제한적이고 외국인 여행 증가 수혜가 기대되는 리오프닝 업체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했다. 최근 한 달간 일본항공(JAL), 도카이여객철도 등 리오프닝주는 4%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일본 펀드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일본펀드는 평균 13.67% 올라 유럽 펀드(11.72%), 브라질 펀드(4.24%), 인도 펀드(4.11%) 등의 수익률을 웃돌았다. 국내에 출시된 일본 펀드 187개 중 인버스 ETF를 제외하면 모두 수익권에 들었다. ACE일본레버리지ETF는 올해 20.5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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