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원화값 전망 하이닉스 26만원→12만원 반도체 목표가 잇달아 '뚝' 투심 위축땐 반등 힘들 수도 역외 원화값 장중 1320원 빅컷 땐 1200원대 가능성
◆ 美 통화정책 분수령 ◆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 증시에는 일단 우호적일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코스피 반영 여부는 반도체 대형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미 금리 인하 효과는 선반영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 기간 이어진 기존 대형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은행(IB)의 부정적인 주가 전망이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증시 호재로 보는 것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인하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소매판매, 산업생산 통계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미국 경기가 여전히 견조함을 입증했다는 반응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리 인하 시점에 나왔던 주식시장 하락은 미국 경제가 부실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는 보험적(본격적인 경기 침체 전 선제적) 금리 인하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다만 추석 연휴 기간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크게 낮추는 보고서를 냈고 마이크론에 대해서도 목표주가를 140달러에서 100달러로 하향할 정도로 반도체업종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있지만 D램 가격 하락과 낸드플래시 재고를 감안해 투자 의견을 두 단계 하향한다고 밝혔다.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25% 내외인 상황에서 반도체업종 주가가 부진하면 코스피 상승 동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마이크론 실적 발표나 10월 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까지는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하는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 경계심리가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도 크다.
오히려 대표적 금리 인하 수혜주인 바이오나 미국 대선 토론 이후 정책 불확실성 우려가 해소되고 있는 2차전지, 밸류업 수혜 프로그램인 금융업종이 차별화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외환시장은 이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인하폭이 얼마나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미 추석 연휴 기간 역외시장에서 원화값은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한국 추석 연휴 기간이던 16~17일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장에서 원화값이 장중 한때 달러당 1320원 수준까지 강세를 보였다"며 "연휴 직전 서울시장 종가인 1329.5원 대비 강세 흐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준금리는 현재 미국 기준금리보다 2.0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양국 금리 격차가 줄어들며 지금보다는 원화값이 오르고 상대적으로 달러값이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구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일본 엔화값도 지난 13일 달러당 141.65엔에서 18일 오후 2시 현재 141.38엔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하폭이 0.50%포인트에 달하면 원화값이 달러당 12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서정원 하나은행 연구원은 "금리 인하폭이 0.25%포인트면 당분간 원화값이 1300원대 초반에서 박스권 흐름을 나타내겠지만, 0.50%포인트면 1200원대 진입도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