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장 무너진다” 이것 함부로 투자했다가 85%가 손실…당분간 회복도 어렵다는데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4.09.19 05:22:59
국내증시 하락세 길어지자
코스닥 레버리지 이달 -17%
반등 기대 불구 손실 눈덩이
유상증자·금투세 리스크 겹쳐




코스피 지수가 2500대를 맴돌면서 레버리지 상품을 매집해 온 투자자 대부분이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 전 코스피와 코스닥이 함께 반등했으나 9월 초 급락분을 만회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18일 매일경제신문이 의뢰해 NH투자증권이 자사 개인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1일 종가 기준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고객별 평균 수익률은 -9.07%였다.

지난 8월 말만 하더라도 KODEX 레버리지 ETF의 평균 수익률은 3.23%로 수익을 내고 있었으나, 9월 들어 시장 기대보다 하락세가 길어지면서 대거 손실이 발생했다.

12일 코스피가 상승하면서 KODEX 레버리지 ETF 역시 4.58% 반등했으나 8월 말에 비하면 가격이 10.2% 낮은 상태로 여전히 낙폭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날 기준의 고객별 평균 수익률도 -5.05%로 소폭 만회하는 데 그쳤다.

KODEX 레버리지 ETF를 보유한 개미 중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의 비중은 11일 83.6%에 달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손실투자자 비중은 58% 수준이었으나 25%P가 넘게 오른 것이다.

코스피 하락세가 시작된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개미들이 해당 상품을 3500억원어치 사들인 점을 고려하면, 레버리지 투자자가 대거 늘었음에도 손실투자자 비중이 급등한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세가 7거래일차에 접어든 9일부터 9거래일차인 11일까지 1600억원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증시가 회복세를 보인 12일의 손실투자자 비중 역시 70.2%에 달했다.

코스닥의 반등을 노린 개인투자자들도 레버리지 투자로 큰 손실을 봤다. 코스닥15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의 고객별 평균 수익률은 11일 기준 -22.49%였다.

8월 말 당시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은 평균적으로 11.48%의 손실을 보고 있다가 이달 들어 10%P 이상 확대됐다. 해당 상품은 지난 12일 7.24% 급등했음에도 9월 들어 4.49%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의 손실투자자 비중은 지난달 말 79.3%에서 이달 하락세가 이어진 11일 들어 95.3%로 대폭 늘어났다.

12일 기준으로도 손실 투자자 비중이 84.9%에 달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이 오른 12일 350억원 가까이 매도했음에도 9월 총 184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투자자 대부분의 계좌에서 손실이 발생한 형국이다.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수익률 부진에 허덕이고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춰지면서 투심을 악화시키고 있고, 원화 약세 효과가 사라진 만큼 수출주에도 다시 힘이 실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코스닥시장도 유상증자의 증가와 금투세 우려 등으로 강한 상승세 보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제한된 통화정책 여력이 증시에 부정적”이라며 “국내 수출 증가가 둔화하는 국면에서 하반기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 수출 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감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인하 폭이 25bp와 50bp 중 어느 쪽으로 결정되건 경기 침체 없는 선제적 인하로 받아들여진다면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며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종목이 부진한 점은 아쉽지만 시장이 금리인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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