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렛에 옷 사러 갔다가 울었다”…60% 할인한다는 가게, 가격표 보고 입이 ‘쩍’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입력 : 2024.09.24 15:32:44
의류 소비자물가지수 지난해 6.9%↑
2020년과 비교하면 10.9% 상승
남성복 브랜드 팬츠 정상가 30만원 육박
자영업 가구 한 달 평균 소득 201만원


[사진 제공 = 연합뉴스]


40대 직장인 A씨는 가을 시즌을 맞아 오랜 만에 아웃렛 쇼핑을 하다가 놀랐다. 옷값을 60% 할인해도 10만원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서다. 옷 택(태그)에 붙은 가격 자체가 높다보니 60% 할인 플래카드를 보고 들어간 행사장에서 건질 수 있는 옷이 거의 없었다. A씨는 “그동안 옷값이 이렇게 비싸진 줄 몰랐다”며 “이번 가을은 단벌신사로 버텨봐야겠다”고 말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매일 똑같은 옷만 입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인데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진 옷값이 가계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의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10.85로 전년 대비 6.9%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 기준 시점인 2000년(기준점 100)과 비교하면 10.9% 오른 수준이다.

의류 소비자물가지수는 2021년 100.43, 2022년 103.65, 2023년 110.85, 이어 올해 들어서도 8월 114.98로 꾸준히 오름세다.

관련 업계는 원재료 물가 상승분 등이 반영된 결과로 설명한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옷값 수준은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더 높다. 가령 40~50%를 할인해 판매하는 아웃렛 주요 남성복 대표 브랜드 가격만 봐도 10만원을 손에 쥐고 쇼핑하는 게 빠듯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이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캠브리지 멤버스’의 면 팬츠는 29만원으로 40%를 할인한 가격이 17만4000원이다. 수입 원단이 들어간 셔츠는 40%를 할인해 19만8000원이다. 정상가는 33만원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SSF샵(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남성복도 상황은 비슷하다. ‘갤럭시’ 브랜드 캐시미어 혼방 라운드 스웨터의 경우 정상가는 45만9000원으로 46% 할인 행사를 통해 24만7860원에 판매하고 있다.

신상품에 지갑을 열기는 더 어려워 보인다. LF의 주력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의 캐시미어 라운드 니트는 FW(가을/겨울) 시즌 신상품은 73만원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나 임금근로자 평균 소득을 봤을 때 이같은 옷값 수준은 부담이 크다. 올 2분기(4~6월) 자영업자 가구의 한 달 평균 사업소득은 201만4857원, 임금근로자 가구 평균 근로소득은 480만9675원이다.

전규열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 교수는 “의류나 신발은 의식주의 하나로 가계경제에서 일정 부분 고정적인 지출이 발생한다”며 “높아진 생활물가로 가계의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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