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매직' 또 통할까 … 6만전자에 삼성 임원들 나섰다

김대은 기자(dan@mk.co.kr)

입력 : 2024.09.24 18:13:57 I 수정 : 2024.09.24 20:10:47
주가 연중최저 수준 하락하자
한종희 1만주·노태문 5천주 등
12명이 자사주 26억원 사들여
주가 부양하고 책임경영 의지
올 3월·6월에도 자사주 매입
당시 8만원대까지 끌어올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요 임원들이 잇따라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에서 이들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의 계기를 마련할지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5~20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상무급 이상 임원 12명이 총 26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

가장 큰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한 임원은 한 부회장이다. 그는 지난 5일 삼성전자 보통주 1만주를 장내 매수했는데, 취득 단가는 7만3900원으로 매입 금액이 7억3900만원에 이른다. 이후 12일에는 박학규 사장이 자사주 4억110만원어치를, 노태문 사장이 3억4750만원어치를 장내 매수하는 등 주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다.

이처럼 삼성전자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나선 것은 회사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주가 방어에 나서는 등 책임 경영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회사 내부 사정에 밝은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회사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7월 11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8만8800원을 기록해 52주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계속되는 하락세에 지난 19일 장중 6만22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주가가 낮아진 상태에서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으로 이를 타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 6월 3~25일엔 삼성전자 임원 29명이 자사주 43억원어치를 매입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8만원 선이 붕괴되며 7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는데,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이후 주가는 8만원 선을 회복해 7월에는 52주 최고가인 8만8800원까지 오른 바 있다.

이보다 앞선 3월 5~25일엔 삼성전자 임원 5명이 23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끌어올린 사례도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부터 당시까지 7만원대 초반에 머물렀는데, 4월에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8만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2022년에도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크게 끌어올린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회사 차원에서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을 독려해 2022년 5월 한 달에만 총 28명이 자사주 42억원어치를 매입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 덕분에 연초 이후 5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그해 7~8월에 6만원대까지 회복되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에서 연달아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등 15개 증권사가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낮췄다. 지난달까지 증권사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평균 15조2000억원에 달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10조3280억원(DS투자증권), 10조4200억원(한화투자증권)으로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인 데다 성과급 지급으로 1조원이 넘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 주식을 7조원어치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지만, 투자 관점에서는 '매수'해 볼 만한 시점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과 맞물려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으로 역사적 밴드 최하단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현 구간은 매도보다 매수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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