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배추도, 졸속대책도…도돌이표

이희조 기자(love@mk.co.kr), 한재범 기자(jbhan@mk.co.kr)

입력 : 2024.09.24 18:13:34 I 수정 : 2024.09.24 20:10:47
폭염 탓 한포기 2만원 등장에 … 정부 "중국산 소매 허용"
전문가 "이상기후는 이제 상수, 스마트팜 등 근본대책을"






올해 여름 유례없는 폭염마저 견뎌낸 농가가 있다.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을 재배하고 유통하는 중소기업 '팜에이트'다.

24일 강대현 팜에이트 대표는 "식물공장에서 상추 같은 신선 엽채소를 대량 재배 중인데, 외부 기후와 상관없이 꾸준히 키울 수 있다"며 "일반적인 온실채소는 태양광의 영향을 받지만, 식물공장은 LED를 사용해 건물 내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외부 기후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상기후로 올여름 '금상추'라고 불릴 정도로 가격이 폭등했던 상추를 이곳에서는 안정적으로 생산해냈다. 아직은 가격에 영향을 줄 정도로 생산물량이 많지 않지만 이상기후에 따른 채소 값 폭등을 막을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에는 배추대란이 벌어졌다.

일부 마트에선 배추가 한 포기에 2만원을 넘어섰다. 오이, 시금치 값까지 들썩인다. 정부는 이번에도 올해 길게 이어진 폭염을 비롯한 기상 악화 때문이라는 점을 연일 강조한다. 박순연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현재 출하되는 여름배추는 재배면적 감소, 생육기 극심한 가뭄과 이례적인 고온의 장기화로 작황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는 상수처럼 바뀌어버린 이상기후 탓만 하기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서둘러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비롯한 첨단기술을 동원한 정책과 대규모 자본 투입으로 과감히 전환하지 못하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농작물값 급등은 매번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농 도입도 대안이다.

농촌진흥청장을 역임했던 민승규 세종대 스마트생명산업융합학과 석좌교수는 "기후변화는 충분히 예상됐던 것인데, 거기에 맞춰서 영농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지 대처가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부는 김장철 물가 상승으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소매시장에서 거의 유통되지 않던 중국산 배추를 27일부터 들여와 경매시장에 풀기로 했다.

[이희조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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