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포도의 계절...상주선 ‘셀레늄’ 샤인머스켓 등장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입력 : 2024.10.06 12:20:30
aT 출신 귀농 6년차 농부의 혁신
항산화 물질 함유한 포도 첫 생산
인근 농가들도 참여 대량 재배 시도


경북 상주 파밍담 농장에서 재배하고 있는 포도밭에 셀레늄 샤인머스켓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바야흐로 포도의 계절이 돌아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당도가 높고 껍질째 먹는 샤인머스켓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국내 많은 지역에서 샤인머스켓이 재배되는 가운데 경북 상주에서 셀레늄(Se)이라는 물질을 함유한 샤인머스켓이 처음 생산되고 있어 화제다.

셀레늄은 원자번호 34, 원자량 78.96인 비금속 원소로 금속과 비금속의 중간 성질을 갖고 있는 물질이다. 화학적으로는 유황과 유사한 희귀원소로 분류된다.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확인돼 1978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사람이 반드시 섭취해야 할 필수 영양소로 공식 인정받았다.

이러한 셀레늄을 샤인머스켓에 접목시킨 주인공은 정운용 파밍담 대표다. 그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수출전략처장까지 지낸 농산물 수출 전문가다. 고향인 상주로 귀농해 6년째 포도 농사를 짓고 있는 그가 셀레늄 샤인머스켓에 주목한 이유는 농산물도 시장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경북 상주 파밍담 농장에서 수확한 셀레늄 샤인머스켓의 당도가 18.6브릭스를 기록했다.


정 대표는 “국산 농산물은 수입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데다 인건비와 농자재 비용 등 경영비가 많이 들어 시장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면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그동안 다양한 기능성 농산물 생산이 시도되었지만 그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은 상품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기능성 농산물을 생산하는 방법을 모색했고 그 과정에서 셀레늄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프로 바이오틱스 농법을 지향하는 단비(주)와 협력해 미생물로 토양과 뿌리 발달을 좋게 만든 뒤에 일정량의 셀레늄을 포도나무에 관주하는 재배법을 개발해 셀레늄 포도 생산에 나서게 됐다. 프로바이오틱스 농법은 1g당 200억 마리 이상의 미생물을 활용해 양질의 토양을 만들어 병해충 예방과 발근, 생육에 효과를 볼 수 있게 하는 농법을 말한다. 정 대표는 유기셀레늄 제조 방법과 이를 활용한 기능성 셀레늄 농산물 재배 방법에 관한 특허도 취득했다.

기능성 농산물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정 대표의 생각에 인근 8개 농가가 힘을 모았고, 1차로 1만여 평 농지에서 현재 셀레늄 포도가 생산되기 시작했다.

셀레늄 샤인머스켓 수확 준비가 한창인 경북 상주 파밍담 농장 모습.


정 대표는 “셀레늄이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체내 활성산소를 줄여주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호흡 과정에서 체내로 들어온 산소가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활성산소는 세포막을 손상시키고 우리 몸이 자연 회복되는 것을 방해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여러 논문들에서 셀레늄이 우리 몸에서 항산화 작용을 하는 효소인 글루타치온 과산화효소의 주요 성분으로 체내 항산화 작용을 활성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그는 소개했다.

물론 이 곳에서 생산되는 셀레늄 샤인머크켓은 당도가 18브릭스 이상으로 매우 높은 것도 장점이다.

정 대표는 “귀농 이후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농사가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인근 지역 농가들과 힘을 합쳐 기능성 과일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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