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노벨상] 로빈슨 "한국의 제도는 전세계 모범" 존슨 "포용적 민주주의가 성장 기여"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곽은산 기자(kwak.eunsan@mk.co.kr)

입력 : 2024.10.14 21:07:39 I 수정 : 2024.10.14 23:51:13
로빈슨, 한국경제 꾸준히 연구
존슨, 한국계 처남과 공동저술
'트럼프 대선불복'에 우려 표명




왼쪽부터 대런 애쓰모글루·사이먼 존슨·제임스 로빈슨 교수.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대런 애쓰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와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공공정책대학원 정치학과 교수, 사이먼 존슨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각국의 정치적·경제적 제도와 경제 성장 간 상관관계를 심도 있게 분석해 제도경제학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로빈슨·존슨 교수가 모두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로빈슨 교수는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치·경제와 역사에 관심을 갖고 관련 분야를 연구해왔다. 그중에서도 제도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층 연구해 그 업적을 인정받고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에 이르게 됐다. 로빈슨 교수는 한국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온 인연이 있다.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로빈슨 교수가 한국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고 자문을 요청해온 적이 있다"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많다. 한국은 제도가 경제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자주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로빈슨 교수는 지난 3월 국내 한 방송사 포럼에 참석해 "한국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연합·공조해야 한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는 한국에 관련 조언을 한 바 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로빈슨 교수의 업적에 대해 "외생 요인 때문에 제도가 다르게 변화했을 때 그것이 이후 경제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와 관련한 연구를 선착했다"며 "데이터를 주로 보는 경제학자들과 다른 새로운 시각을 많이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로빈슨 교수는 런던정치경제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존슨 교수는 애쓰모글루 교수와 오랜 공동 연구를 통해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정부, 포용적 민주주의 제도가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분석을 내놓았다. 2023년 애쓰모글루 교수의 '권력과 진보'란 책을 함께 쓰며 기술 혁신의 경제적 결실이 어떤 계층으로 돌아가는지 등 기술 진보와 경제 성장, 불평등과의 관계를 규정하기도 했다. 이들은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 향상에 따른 결실이 평등하게 공유돼야 한다는 사실을 역사적 사례를 들어 주장했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수상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업적은 국가 발전 경로에서 제도의 중요성을 짚은 것"이라며 "역사적 우연성과 포용적 제도가 결합하면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굉장히 작은 차이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존슨 교수 역시 한국과 인연이 깊다. 그가 2011년 출간한 '위험한 은행'은 그의 한국계 미국인 아내의 동생인 제임스 곽(한국명 곽유신)이 함께 썼다. '위험한 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온 책으로 미국 금융의 역사를 민주주의와 거대 금융 간 대결이란 관점에서 분석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국 출신인 존슨 교수는 옥스퍼드대와 맨체스터대에서 각각 경제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류영욱 기자 / 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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