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험]⑨효성중공업, 진흥기업 리스크 ‘불안불안’…건설 부문 이익률 ‘2%’
입력 : 2024.10.17 10:54:00
제목 : [기업탐험]⑨효성중공업, 진흥기업 리스크 ‘불안불안’…건설 부문 이익률 ‘2%’
자회사 진흥기업 수익성 악화…공사대금 회수 가능성도 ‘뚝’사진= 효성중공업
[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효성의 자회사 효성중공업이 핵심 사업에서 입지를 다지는 가운데 또 다른 사업인 건설 부문에서는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건설 부문을 맡는 진흥기업의 공사대금 회수 가능성이 떨어지는 등 부실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진흥기업에서 촉발된 위험이 확산되어 효성중공업의 재무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효성중공업의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매출액은 약 2조 1783억원이다. 효성중공업의 사업 부문은 크게 두 개다.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중공업과 건설 부문이다. 건설업은 자회사인 진흥기업이 맡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 가운데 중공업 부문에서 1조 3250억원이 발생했다. 나머지 8390억원 정도가 건설 부문에서 나왔다.
매출에서는 두 부문 모두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익 측면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올 상반기 중공업 부문에서의 영업이익은 약 1476억원이다. 건설 부문에서 발생한 이익의 8배가 조금 넘는다. 중공업 부문이 11%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핵심 사업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반면 건설 부문은 2%대의 수익률에 그치고 있다. 건설업의 부진이 중공업 덕에 가려지고 있는 구조다. 뒤집어 보면, 중공업의 선전이 건설업 탓에 희석되고 있는 꼴이다.
채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진흥기업의 주요 미착사업장의 순차적 착공에 힘입어 위축되었던 부문 외형이 회복세에 있으나, 자재가·인건비 부담이 건설 부문 수익성을 제약함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일부 둔화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3년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 실적 및 주택 매매가격이 반등하였지만 고금리 기조와 공사원가 상 승 등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지방을 포함한 분양 시장 전반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수익 측면보다 더 깊이 볼 지표는 재무 부문이다. 건설 부문에서의 부진이 효성중공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제기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효성중공업의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1조 4051억원, 1조 1828억원이다. 부채비율은 300%를 웃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효성중공업의 현금성자산은 약 2223억원이다. 반면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액은 1조원을 웃돈다. 차입 구조가 점차 부담이 늘어나게끔 변화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재무 부담 확대는 건설 부문에서 유발됐다. 2019년 진흥기업과 함께 공동시공사로 참여한 준공 사업장(회현역) 관련 채무 인수(3319억원)로 인해 연결 기준 재무 부담이 크게 확대된 걸로 분석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운전자본 확대 등으로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효성중공업 주요 우발채무 현황(2023년 말 연결기준). 자료=한국신용평가. 그래픽=인포스탁데일리
문제는 건설 부문에 내재한 잠재 리스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효성중공업의 주요 우발채무 규모는 7조원을 웃돈다. 채 수 석애널리스트는 “효성중공업 및 진흥기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연대보증·채무인수·자금보충 등) 우발채무가 효성중공업의 재무안정성에 잠재적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PF 보증 규모가 다른 건설사 대비 크지 않고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서도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효성중공업이 차단기 공장 증설과 데이터센터·액화수소 사업 등으로 투자가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에 차입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건설 부문에서 불어난 우발 채무 탓에 본 사업에서의 투자 경쟁력이 떨어질 위험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책임중공 관련 6.8조 정도 수준으로 준공만 되면 우발채무 발생할 확률 낮다"며 "나머지 중도금 대출 보증 규모가 2600억정도로 이것 역시 중도금 대출을 은행권 대환 상환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1금융권에서 차입금을 받은 것으로 만기 연장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단기로 융통할 수 있는 금액도 몇 천억원 정도 있어, 차입금액이 돌아올 확률은 굉장히 낮다"고 설명했다. 또 “(7조원에 달하는 우발채무에 대해)효성중공업 전력 부분이 실적이 좋아져서 현금흐름을 계산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서연 기자 yoonsy0528@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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