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 “봉화는 치유의 메카...스위스 알프스처럼 산림 규제 대폭 풀어야”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입력 : 2024.11.07 15:01:23 I 수정 : 2024.11.07 15:12:09
입력 : 2024.11.07 15:01:23 I 수정 : 2024.11.07 15:12:09
봉화군 ‘치유산업 국제세미나’서 밝혀
“봉화는 산림이 84%...치유 메카 될 것”
박현국 군수 “K-베트남 밸리와 연계 추진”
김재수 前장관 “치유산업이 미래 성장동력”
“봉화는 산림이 84%...치유 메카 될 것”
박현국 군수 “K-베트남 밸리와 연계 추진”
김재수 前장관 “치유산업이 미래 성장동력”
“산림 자원이 풍부한 봉화는 치유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스위스 알프스처럼 산림에 대한 규제를 대거 없애야 합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5~6일 경북 봉화군 청소년센터에서 열린 국제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치유산업으로 봉화를 뉴빌딩하다’를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는 봉화군과 스마트치유산업포럼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 지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많은 것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하게 되면서 사람들에겐 힐링과 치유가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개발이 덜 된 곳이 앞으로 더 가치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우리나라는 전체 면적의 64%가 산림이고, 봉화군은 그보다 훨씬 높은 비중인 84%가 산림으로 이뤄져 있다”며 “이제 산림과 깨끗한 공기를 잘 보존하고 있는 지역이 돈이 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스위스 알프스는 수많은 에스컬레이터가 산악 지역에 설치돼 관광객들의 편의성을 도모하고 있다”며 “우리는 임산물 관리를 위해 임도를 내고자 해도 쉽지 않을 정도로 산림에 대한 규제가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알프스에 가면 경치가 좋은 곳에 어김없이 좋은 호텔이 있지 않느냐”며 “산을 바라만 보고 공기만 좋다고 사람들이 찾기는 어려운 만큼 산림을 치유의 중심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제세미나를 주최한 박현국 봉화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급속한 경제 성장 속에서 물질적으로는 부유해졌지만 반대 급부로 정신적으로는 피폐해지다보니 도시에서의 스트레스를 피해 자연과 숲을 찾아 심신을 치유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봉화군에서 치유산업을 발전시킴으로써 도시민들을 치유하고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지역 소멸 현상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군수는 “봉화군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한국 속 베트남 마을인 ‘K-베트남 밸리’와 치유산업을 접목한다면 보다 많은 베트남 관광객들이 의료 치유를 위해 이 곳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5명의 전문가들이 봉화군의 치유산업 발전 방안과 관련한 주제발표에 나섰다. 먼저 정승필 영남대 교수는 ‘의료 치유의 미래’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치유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통의학과의 보완적 관계를 수립하고 의료보험과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첨단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봉화의 효과적인 치유산업 도입 방안을 제안한다면 자연치유와 한방치료, 농촌체험, 생태여행 등이 유효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또한 “청소년 집중력 향상 프로그램이나 알레르기, 아토피 전문 치유센터, 노인 만성질환 치유센터,해외 관광객 맞춤형 힐링센터 등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루야 켄이치로 일본 호토쿠시 국제관광전략관은 ‘물의산 프로젝트 : 유네스코 에코파크’에 대한 발표에서 “도쿄에서 2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호토쿠시는 후지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며 “남 알프스라는 이름의 산과 계곡을 중심으로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에코파크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에서 가장 물이 좋은 곳이라는 평가를 바탕으로 이른바 ‘물의 산’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많은 도시민들에게 치유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러한 물의 산 프로젝트를 운영하기 위해 지역내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토리 등 파트너십 기업 7개사와 서포터 기업 35개사의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는 만큼 봉화군에서도 치유산업을 활성화시키려면 기업과의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선한 전 연합뉴스 동남아총국장은 ‘베트남에 대한 이해와 오해’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국 속 베트남 마을인 K-베트남 밸리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베트남 중산층을 유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은 전체 인구의 91%가 64세 이하이고, 중위 연령이 32세일 정도로 젊은 데다 중산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향후 10년내 중산층 소비층이 전체 인구의 7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봉화 단독으로 이들을 흡수하기보다는 경북은 물론이고 서울 충북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첨단 의료시설과 4성급 이상 호텔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0.01% 슈퍼리치를 겨냥한 초호화 결혼식 같은 맞춤형 이벤트를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신원섭 충북대 교수(전 산림청장)는 ‘산림치유의 산업화 방안’에 대한 발표에서 “봉화군은 전체 군 면적의 84%가 산림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훌륭한 산림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산림치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산림치유의 추진 방향으로는 지금까지 정부 주도였다면 앞으로는 민간 주도로 산업화하는 게 중요하고, 그를 통해 소득과 일자리를 늘림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봉화군의 청정, 웰빙 이미지를 잘 살려 산림치유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봉화가 보유하고 있는 기존 산림복지 시설을 벨트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성훈 강원대 교수(대한지리학회장)는 ‘지역협력형 치유산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경북도에서도 봉화군과 영양군, 청송군을 거쳐 울릉도로 이어지는 벨트는 치유산업 발전축으로 육성하기 좋은 곳”이라며 “특히 봉화는 산림과 농업 자원 쪽에 매우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치유산업에 특화된 단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역간 연계를 통해 공동 R&D와 산업 연계 등 상생 협력에 초점을 맞춰 혁신의 선도 지역이 후발 지역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접근이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김창길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어촌분과위원장 주재로 진행됐다. 토론자로는 김택환 경상북도 기획자문관과 조지현 비즈윈 대표(전 삼성전자 상근고문), 베어스매튜 조슈아 한양여대 교수, 홍만표 일본·베트남 경제교류센터 수석연구원, 우부구 봉화군 정책보좌관, 정혁훈 매일경제신문 부국장(농업전문기자)이 참여했다.
김재수 스마트치유산업포럼 이사장(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치유산업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 치유농업과 산림치유, 관광치유, 치유음식 등이 핵심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봉화군은 이처럼 치유산업의 핵심 콘텐츠를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치유산업을 봉화군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한 전략은 매우 적절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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