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와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이사들을 상대로 약 7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해 회사에 끼친 손해 규모인 6732억원을 배상금으로 지급하라는 취지의 주주대표소송 소장을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피소된 이사는 공개매수를 반대한 3명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으로 최윤범 회장이 포함돼 있다.

주주대표소송은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이나 불법 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묻는 소송이다. 원고 승소 시 배상금은 주주가 아닌 회사에 돌아간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평상시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이뤄진 점을 문제삼고 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주당 약 56만원이던 주식을 89만원에 204만30주를 공개매수해 회사에 그 차액만큼 손실을 입혔다는 취지다. 자사주 공개매수를 실시하기 위해 고려아연이 빌린 차입금과 그 이자비용은 이번 청구액에 포함되지 않았다.

영풍 측이 비슷한 취지로 제기한 공개매수 절차중지 가처분 신청은 지난달 21일 이미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된 바 있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당시 “고려아연의 적정 주가를 현 단계에서 명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풍·MBK는 본안소송 단계에서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다퉈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