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들고 100억 부동산 사업이 됐다고?”...이제 자기돈 20% 안 넣으면 대출제한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입력 : 2024.11.14 20:42:15
정부, PF제도 수술 착수

자기자본 낮은 개발사업 대출땐
은행 대손충당금 더 쌓도록 유도
자기자본 높은 사업자는 인센티브
건폐율·용적률 등 사업 혜택 주기로


[사진=연합뉴스]


자기자본비율이 20%에 못미치는 부동산개발회사는 앞으로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워진다. 또 사업비 대비 현행 5% 수준인 시행사 자기자본비율은 2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14일 정부는 금융시장 위기를 야기할 수 있는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막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PF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부동산PF는 개발 이후 생기는 미래수익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제도다. 선진국은 부동산 시행사가 30~40% 자기자본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건설단계에서 PF 대출을 받는다. 반면 한국은 자기자본비율이 5% 정도에 불과하고, 총 사업비의 30%를 차지하는 토지 비용을 연10%대 고금리 브릿지대출을 받아 사업을 시작한다. 은행은 건설사·신탁사의 보증(책임준공 확약)에 의존해 대출해준다.

정부가 이같은 저자본-고보증 구조를 손보기로 한 것이다. 땅주인이 토지나 건물을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에 현물출자해 주주로 참여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토지주가 리츠 주주가 되면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이를 위해 기업과 개인이 소유한 땅을 출자할 때 내야했던 양도세를 관련법을 개정해 이연해주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토지 현물출자를 촉진하기 위해 선도사업을 병행한다.

정부는 부동산개발 사업자가 기존의 사업구조에 집착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따르지 않을 경우 대출 문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금융회사가 PF 대출을 할 경우 적립해야 하는 자본금과 충당금의 비율을 차등화하기로 한 것이다.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이 높을수록 금융사가 해당 대출에 대해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기자본이 많은 시행사가 대출을 쉽게 받도록 한 것이다.

그동안 형식적으로 진행됐다는 비판을 받아온 금융기관의 PF 사업성 평가는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평가기준과 절차를 새로 마련한다. 정부가 사업성 전문평가기관을 인증하고, 이 기관의 평가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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