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만전자'로 … ELS도 비상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입력 : 2024.11.14 17:46:40 I 수정 : 2024.11.14 19:34:00
외국인 매도에 '5만전자' 붕괴
4년5개월만에 4만9900원
7월 고점 당시 발행한 ELS
일부는 이미 손실구간 진입
추가 원금손실 우려도 커져
증권사들 목표가 줄하향




14일 삼성전자 주가가 장 막판에 급락하며 전날보다 1.38% 내린 4만9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0년 6월 15일 이후 4년5개월 만의 최저가다. 이충우 기자


주가 회복력을 보이지 못하고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주저앉은 삼성전자 때문에 투자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중국 반도체 위협을 이유를 들며 목표주가를 또다시 하향했다.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은 이미 손실가능선(녹인·knock-in) 구간을 터치한 종목까지 나왔다.

증권가에선 내년 이익규모, 고대역폭 메모리(HBM) 테스트 통과 가능성 등을 들며 과도한 하락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멈추지 않고는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목표 주가를 낮췄다. 다만 현재 주가와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목표주가를 낮췄지만 여전히 7만~8만원대로 현 주가보다 크게 높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역사적 밸류에이션과 내년도 이익 수준을 감안하면 목표주가가 6만원 이하로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전보다 2만6000원 내린 8만4000원으로, 키움증권은 7만원으로 낮췄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CXMT의 증설로 인한 삼성전자의 LPDDR4 시장 점유율 하락이 예상보다 가파를 수 있어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D램 메모리의 핵심 경쟁력 회복"이라고 말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실적 기여도와 이익 규모, 침투 속도에 따라 주가 회복 강도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 5만원이 깨지면서 종목 ELS의 손실 가능성까지 불거지기 시작했다. ELS는 주가가 발행 당시 가격에 비해 50%가량 떨어지지 않는 이상 손실이 나지 않는다. 보통 발행 당시 가격의 40~60%를 녹인 구간이라고 해서 이보다 떨어지면(녹인 터치) 주가가 통상 발행 당시 가격의 70% 정도까지는 회복돼야 손실을 보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국가 대표주인 만큼 이를 기초자산으로 종목형 ELS가 다량 발행됐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정점을 치던 7월에 발행된 규모가 266억원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발행 당시 기준가는 7만3500~8만7600원 선이다. 7월에 발행된 23개 삼성전자 ELS 중 유안타증권이 발행한 2개는 이미 녹인 터치를 했다. 손실 가능한 하한 배리어가 60%로 다소 높았기 때문이다. 만약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에 진입한다면 하한 배리어가 50% 수준인 ELS들도 녹인 터치 가능성이 생긴다. 이외에 만기가 내년 3월인 하나증권 ELS 2개도 내년 3월까지 주가가 7만4000원으로 반등하지 않으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증권가에선 여전히 삼성전자의 낙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까지 떨어져 지금까지 수준인 1~1.1배보다도 낮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HBM4가 적용될 엔비디아 루빈은 출시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삼성전자에는 기술 격차 축소를 위한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우려가 해소되는 과정만으로도 주가는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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