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팜·예화랑 임대차계약은 '사익 추구'"vs"B2C 사업 일환"(종합)
임종윤·종훈 형제 측 "이사회 결의 안 거쳐…문화계 영향력 확대하려는 목적"한미약품 측 "한미그룹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한 '적법 계약'…마타도어식 비방 자제해야"
유한주
입력 : 2024.11.25 19:17:36 I 수정 : 2024.11.25 19:27:13
입력 : 2024.11.25 19:17:36 I 수정 : 2024.11.25 19:27:13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008930]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 측은 계열사 온라인팜이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소재 예화랑 건물에 대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누이 임주현 부회장이 비정상적 계약을 체결했다고 비판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임 부회장이 온라인팜 대표이사에게 지시해 예화랑 건물에 대해 올해 초 임대차보증금 48억원, 월세 4억원, 임대차 기간 20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하며 48억원을 선입금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형제 측은 "아직 준공도 되지 않은 건물 임차를 위해 계약 체결 후 닷새 만에 48억원을 선입금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온라인팜은 온라인 판매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도매 회사로 이같은 규모의 건물을 임차할 필요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임대차계약 조건대로라면 온라인팜은 향후 20년간 1천억원 규모 현금을 지출해야 한다"며 이 같은 사항이 온라인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형제 측은 모녀 측이 예화랑 소유주 김방은을 통해 문화계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개인 권력 강화와 사익 추구를 위해 회사 자금을 유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화랑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기간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한 장소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김방은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끄는 미래회 출신으로 임 부회장도 앞서 미래회에서 활동한 적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형제 측은 한미그룹에 핵심 거버넌스 기구를 신설, 이사회 중심의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도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주주가치제고위원회, ESG(환경·사회적 책무·지배구조 개선)위원회, 임원평가위원회, 사외이사후보위원회 등을 설립하겠다고 설명했다.
형제 측은 모녀 측과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에 대해 "단기이익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사외이사 비율을 현행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사내이사 중심의 이사회 구성 시도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 측은 온라인팜의 임대차 계약이 이전부터 계획해온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체결됐다고 반박했다.
한미약품 측은 "지난해 제품 리브랜딩을 통한 매출 증대를 한미그룹 중장기 계획 일환으로 확립해 사업을 추진했다"며 당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컨슈머헬스 관련 플래그십스토어 운영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또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를 앞두고 의약품 자동 조제기를 보유한 제이브이엠 기기를 활용해 해당 시범사업을 준비하려 했고 이를 위한 쇼케이스 공간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지역 임장 활동을 통해 장소를 물색하던 중 예화랑 건물을 알게 됐다"며 "해당 건물은 리브랜딩 전략 실행 등에 적합한 공간이자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갖춘 곳으로 판단됐다"고 부연했다.
한미약품 측은 48억원 선입금에 대해서는 한미 측에 유용한 방향으로 수립된 계약이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선지급 조건으로 한미가 원하는 콘셉트와 디자인으로 건축, 주변 시세보다 적은 월세 금액, 월세 10년간 동결, 언제든 전대 가능, 63억여원 규모 근저당 설정, 입주 시기 못 맞출 경우 96억원 반환 등이 전제됐다고 전했다.
한미약품 측은 "사업이 추진되던 중 지난 3월 OCI 주주총회가 진행돼 경영권이 바뀌었다"며 "새로운 경영진이 추진하는 사업 구상에 따라 해당 공간은 화장품 등 제품 리브랜딩을 위한 목적이 아닌 다른 사업 목적을 추진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경영진이 예화랑 건물 공간 활용 방향을 건강검진센터 등 단기 수익 창출이 가능한 쪽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한미약품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특정 시점에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마타도어식 비방"이라며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지주사 경영권을 가진 형제 측과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며 지주사 이사회 재편을 요구하는 3인 연합이 그룹 전체 경영권 향방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형제 측과 3인 연합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 정원 확대와 신규 이사 선임 등 사안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다음 달 19일에는 박재현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 등을 다루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hanju@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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