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년 긴축가능성"…韓 금리인하 골든타임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입력 : 2024.11.26 17:58:51
애덤 포즌 피터슨연구소장
트럼프 정책 모두 물가 자극
금리인하 내년 3월이 마지막
韓 자동차 현지 생산 늘려야
미국 천연가스 구매 적극검토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사진)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내년 3월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내년 6~7월께부터 금리를 다시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긴축 기조로 전환하는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빨리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26일 포즌 소장은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진행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수입품에 대한 관세 강화, 불법 이민자(노동자) 추방, 감세 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간판 정책은 모두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리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포즌 소장 전망대로 연준이 내년 중반 긴축 기조로 전환할 경우 한국은행이 금리 정책을 펼 공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은이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년2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한 이후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펴왔다. 향후 3개월 내 금리 수준을 전망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를 현행 3.25%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시계가 빠르게 돌아갈 경우 한은도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칫 금리를 낮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전에 연준 기조에 맞춰 다시 긴축으로 돌아서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상황에서 금리 차가 더 벌어진다면 한국 내 자본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





한은으로서는 28일 열리는 금통위가 연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다음 기회는 두 달 뒤인 내년 1월 금통위다. 반면 연준은 다음달과 내년 1월 모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한은 내부에서도 선제적으로 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즌 소장은 당분간 달러화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초강경 정책을 펼치고, 유럽 정세도 불안하게 돌아갈 경우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결국 트럼프 정부는 달러화 가치를 낮추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일본, 캐나다, 영국 등 경제 규모가 큰 우방국들과 전격적인 환율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포즌 소장은 "미국이 중국과 환율 합의를 할 수는 없고, 회원국 간 이해가 복잡하기 얽힌 유럽연합(EU)과도 쉽지 않다"며 "한국이 원화가치 절상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포즌 소장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매긴다는 보편관세가 한국에는 단순히 위협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압박은 중국과 멕시코를 겨냥한 것이며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협상을 위한) 위협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트럼프 1기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도 트럼프가 만족할 안을 빠르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트럼프는 동맹국들에 미국산 천연가스를 구매하고 미국 내에 투자하기를 요구할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방안이 트럼프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즌 소장은 트럼프 2기의 대중 초강경 정책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년 최대 1%포인트 내려가 3%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수현 기자]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11.26 20:31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