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국내 2위 부동산 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의 경영권 지분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스턴투자운용의 최대주주인 김대형 고문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 32.5% 매각을 위해 잠재적 원매자들을 접촉하며 사전 수요조사(태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김 고문은 마스턴투자운용의 창업주다. 2009년 코람코자산신탁 창립 멤버이자 부사장을 지냈던 김 고문은 주요 주주들과 리츠 AMC(자산관리회사)를 설립, 이후 리츠 자산관리 회사였던 마스턴에셋매니지먼트를 인수했다.

이후 마스턴투자운용으로 사명을 변경, 김 고문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부동산 투자업계 전문가들이 합류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김 고문이 자신의 지분을 살 만한 인수 희망자들을 찾고 있는 중으로 알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중 자문을 맡아 매각 절차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리츠(부동산위탁관리회사) 시장에서 강점을 지닌 코람코자산신탁 출신들이 대거 합류한 만큼 출범 초기엔 리츠를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충청남도 천안시에 소재한 물류센터를 260억원 규모에 매입한 ‘행복마스턴제1호 리츠’를 시작으로 오피스, 호텔 등 다양한 자산들을 인수해 운용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사세를 확장해 설립 5년 만인 2014년 운용자산(AUM) 규모가 1조8487억원로 성장했다..

2020년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당시 시장에 나온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를 8000억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마스턴투자운용의 AUM은 36조187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김 고문이 대표이사로 있을 당시 펀드 운용 과정에서 취득한 부동산 재개발 정보를 이용해 특수관계법인 명의로 해당 토지를 저가에 선매입한 후 단기간 내 고가에 매각해 차익을 낸 혐의가 적발되면서 당국의 집중조사를 받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김 고문을 검찰에 고발하고 이에 대한 제재 수위를 고심하고 있는 중이다. 당초 올해 중 열릴 것으로 계획됐던 마스턴투자운용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은 내년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향후 검찰 조사 결과, 제재심 수위 등을 고려해 김 고문은 최대주주 지분을 미리 팔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김 고문은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로 신한리츠운용 출신의 남궁훈 대표이사가 전문경영인으로 마스턴투자운용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마스턴투자운용의 자본(자산-부채) 규모는 1395억9800만원이다. 통상 자산운용사의 거래가 PBR(순자산비율) 1.5~2배에서 거래된다는 걸 감안하면 마스턴투자운용의 기업가치는 약 2000억~3000억원대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