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융투자 “시장 환경에 흔들림 없이 밸류업 이행하겠다”

우수민 기자(rsvp@mk.co.kr)

입력 : 2024.12.19 14:58:29
‘중소형證 첫 밸류업 공시’ 곽봉석 대표

꾸준한 배당에도 주가 눌린데엔
실적 안정성이 부족했다는 진단
본사IB 연계 WM 전략 강화나서
부동산에 흔들림 없는 체력 다져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2024.12.17[이충우기자]


“밸류업은 3년을 내다보고 합니다. 시장 환경에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습니다.”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주주가치 제고 청사진을 두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9월 DB금융투자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평균 상회 △주주환원율 매년 4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소형 증권사로는 첫 밸류업 공시였다. 현재 DB금융투자 PBR은 약 0.2배에 머물고 있다.

DB금융투자는 2018년 이후 현금배당성향(별도 기준) 19.4~22.1%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배당성향 73.1%에 해당하는 현금배당을 지급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크게 눌려있는 현 상황엔 꾸준한 경영 성과에 대한 시장 불신이 깔려있다는 것이 곽 대표의 냉정한 진단이다.

그는 “어떤 해에는 이익이 많이 났다가 어떤 해에는 아예 안 나는 식으로 실적 변동성이 너무 컸다”며 “배당에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짚었다.

곽 대표가 취임 이후 건전성 제고에 사활을 건 것도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해서다. 2022년 6160억원에 달하던 채무보증 규모를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이 고조되자 3936억원까지 줄였다.

곽 대표는 “DB금융투자는 부동산 PF 전체 금액이 적고 사업도 분산돼있다”며 “2025~2026년에 추가 충당금이 일부 발생할 수 있지만 리스크를 100으로 본다면 80% 이상은 해소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PF 비중을 줄이는 대신 ‘PIB(PB+IB)’ 전략을 꺼내들었다. 회사와 연계한 자산관리(WM) 사업으로 부동산 경기에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경쟁사가 영업지점을 폐쇄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동안 DB금융투자가 오히려 을지로금융센터와 해운대마린금융센터를 확장하고 관련 직무 신입사원을 채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내년 3월까지 강남금융센터를 강남대로로 확장 개설할 채비에도 한창이다.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2024.12.17[이충우기자]


지점뿐 아니라 본사에서 상품을 소싱할 조직도 대폭 강화했다. 본사 주관 상품과 타사 상품을 총망라해 중형 증권업계 가운데 최대 수준의 단기·중기 우량 채권 상품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곽 대표 취임 이후 채권 판매가 2배 이상 늘었다. 곽 대표는 “내년에도 주식 시장은 불확실성이 크지만 채권 금리가 상승할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며 “단기채든 장기채든 채권 시장에선 여전히 고객에 기회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PIB 선순환이 가능한 배경에는 인력구조가 있다. 영업직을 계약직으로 뽑아 개인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주거나 계약을 종료하는 업계 분위기와 달리 DB금융투자는 고객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규직을 신입부터 채용해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곽 대표는 “지점에 기여하는 만큼 승진이나 각종 포상, 복지를 제공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분한 주주환원이 뒷받침될 때 자기자본 확충도 고민한다는 방침이다. 올 6월 말 기준 DB금융투자 자본 규모는 약 9411억원으로 1조원에 조금 못 미친다. 곽 대표는 “1조원에서 갑자기 3조원이 될 것이 아니라면 자본 확충이 당장 가야 할 길은 아닌 것 같다”며 “지금은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밸류업에 대한 적극성은 회사의 성장을 대주주뿐 아니라 소액주주, 임직원 모두가 나눠 가져야 한다는 곽 대표의 굳은 믿음에서 비롯됐다.

경영진 자사주 매입이 줄잇는 가운데 내년 3월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위해 회사가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곽 대표는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다져 목표한 주주환원과 실적을 달성한다면 주가는 3년 뒤 반드시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주주들에게 적정 규모 과실을 돌려준다는 기조 하에 대주주와 그룹에서도 밸류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곽 대표는 1994년 대한투자신탁(현 하나증권)를 거쳐 2005년 DB금융투자에 입사했다.

2019년 PF사업부 부사장, 2022년 PF사업부·IB사업부 총괄부사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DB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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