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증시전망] 불확실성 크지만 '상저하고'…코스피 2,250~3,200 예상
실적 하향·경기 부진에 트럼프 리스크·국내 정치 불안까지증시 체력 바닥이지만…증권가 "이미 최악 반영…2분기 저점 될것"
조민정
입력 : 2024.12.31 06:10:00 I 수정 : 2024.12.31 11:40:26
입력 : 2024.12.31 06:10:00 I 수정 : 2024.12.31 11:40:26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국내 주식시장이 한층 짙어진 불확실성 속에 갇힌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2025년 증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관세 인상,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무력화 등이 예상되는 데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연장되는 분위기다.
증시 향방이 쉽게 점칠 수 없는 환경에 증권사들이 제시한 새해 코스피 지수 예상 등락 범위(밴드)는 2,250∼3,200으로 넓게 펼쳐져 있다.
연말 연초 '산타 랠리'도 피해 간 한국 증시지만 현재 절대적 저평가 구간에 있는 만큼 재평가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높아진 대내외 불확실성…"그래도, 악재에 매몰되진 말자" 최근 국내 증시를 둘러싼 투자 심리는 바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에서 상당 기간 소외돼있는 데다 안팎의 악재가 부각되면서 좀처럼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의 이익 전망 하향이 이어지며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약화되는 부정적인 환경 속에 내년에 출범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상수로 자리 잡았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0 시대가 시작되며 관세, 보조금 폐지·축소,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등으로 한국의 수출 성장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글로벌 대비 한국의 경제 성장률과 잠재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비관이 커지다 보니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며 한국 증시의 체력이 약해진 점도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내 정치 불확실성 구간이 연장되면서 대외 변수에 대응할 콘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동시에 외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증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거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대외 신인도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보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있는 상황이다.
다만 한국 증시가 이미 '최악'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지수대가 추가 하향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익 하향이 안정될 경우 기대감 반영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미리 조정받았고 실망감이 누적돼 투자심리가 더 악화되기 어려운 지경"이라며 "어려운 시점을 지나고 나면 이미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 관세 부과 등 트럼프 정책에 대한 대응, 글로벌 금리 인하 등과 함께 회복의 시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한국 증시는 가치 투자자라면 충분히 투자를 고민해볼 만한 가격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 예상 밴드 2,250∼3,200…유틸리티·산업재·금융 주목 31일 증권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12곳이 내놓은 새해 코스피 예상 밴드는 2,250∼3,200으로 집계됐다.
예상 밴드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SK증권으로 코스피 밴드를 2,416∼3,206으로 점쳤다.
SK증권은 2024년 국내 증시만 유독 약했다며 2025년에는 유불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존재하지만 장점이 단점을 보완하는 절장보단(絶長補短)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이외에 신한투자증권(2,600~3,100), 키움증권[039490](2,400∼3,000), LS증권(2,400∼3,000), 대신증권(2,380∼3,000), 유안타증권(2,350∼3,000)이 코스피가 3,0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반면 삼성증권(2,350~2,900), 신영증권(2,260∼2,870), NH투자증권(2,250~2,850), IBK투자증권(2,380~2,830), 한국투자증권(2,300~2,800)은 2,800∼2,900이 코스피 상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고 iM증권(2,250~2,750)은 상·하단을 모두 가장 낮게 제시했다.
다만 일부 증권사의 예상 밴드는 트럼프 당선 또는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 제시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새해 증시가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사이클 추가 둔화가 예상되지만 주가가 예상경로를 선행하면서 한국의 상대 수익률이 내년에는 회복될 것으로 본다.
코스피의 저점은 늦어도 2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웅찬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1분기 미국 증시의 조정이 나타나면 약세를 피하기 어렵겠으나 조정 폭은 상대적으로 작겠고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 2분기부터는 신정부 출범과 경기부양책 기대가 증시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박스권을 면치는 못하겠으나 하반기가 조금 더 나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말했다.
특히 대외·대내 변동성이 큰 연초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외인의 반도체 업종 매도세 둔화와 원/달러 환율 안정화 시그널이 확연히 나타나면 시장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안정적으로 시장을 아웃퍼폼하는 고배당 및 저평가, 순익 상향 등 중장기 알파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기 수축 국면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내년에 주목해봄 직한 업종으로는 유틸리티, 산업재, 금융 등이 꼽힌다.
전력 및 가스 업종은 요금 정상화와 비용 절감에 따른 증익이 예상되고 산업재는 조선, 방산, 전력기기 업체의 수출 모멘텀의 수혜가 기대된다.
삼성증권은 수출 모멘텀이 있는 조선·방산, 차별적 강점을 지닌 IT소프트웨어·바이오, 한국만의 강점을 가진 엔터·콘텐츠·음식료가 '생존전략'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본격 성장하며 AI 생태계가 더 빠른 속도로 확장될 것이라며 주식의 핵심 투자 테마는 내년에도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chomj@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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