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삼성전자의 2024년 4분기 잠정실적이 오는 8일 발표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 하향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삼성전자의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에 대해 의견을 낸 증권사 9곳 중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낮춘 곳은 6곳에 이른다.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사 4곳 중 3곳이 기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날 삼성증권은 기존 8만3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대신증권은 기존 8만50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한국투자증권도 기존 8만3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목표주가 하향 의견을 내놨다.

증권사들의 잇단 목표주가 하향 조정은 실적 추정치 조정에 따른 결과다.

최근 일주일 동안 증권사들이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7조6798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컨센서스인 8조5536억원보다 10.22% 낮은 수치다.

모바일과 개인용 컴퓨터(PC) 등을 중심으로 일어난 재고 조정에 따른 컨벤셔널 메모리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 전망치는 79조6250억원으로 상향했으나 영업이익 전망치는 7조2600억원으로 기존보다 28% 낮춰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PC의 재고 조정이 일어나며 D램의 4분기 비트그로스(비트 환산 생산량 증가율)를 –5%에서 –12%로 하향 조정했다”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패널 출하량도 하향 조정했다.

또 “파운드리 일회성 비용이 4분기에 보다 확대될 것”이라며 “재고 조정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 본다”고 분석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5590억원으로 잡으면서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파운드리 적자 지속, 디스플레이 수익성 악화 등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이날 유일하게 목표주가 유지 의견을 낸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보다 13% 하향 조정한 7조7000억원을 제시했다. DS부문의 D랩과 디스플레이의 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 하락 등이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경쟁력 약화 등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 최저가 4만9900원을 찍으며 ‘5만전자’가 붕괴되는 등 주가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10조5200억원에 달하는 역대 2위 규모의 외국인 순매도를 이끌며 코스피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목표주가 하향 조정 의견에 따른 증시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주가 반등 여력은 남아 있다고 판단하는 의견이 많다. 최근 의견을 낸 증권사 중 목표주가는 하향 조정하면서도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류로 하향 조정한 증권사는 없었다.

신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 수준으로 여전히 밸류에이션은 낮은 정도”라며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 조정 이후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와 자사주 매입 진행에 따라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8일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에 따라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신년 첫 거래일이었던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38% 오른 5만34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장중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오후 3시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 자회사 편입 등에 대한 기대감이 매수세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