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에도 딥시크 꽃피운 中증시···테크 굴기 ‘AI, 전기차, 로봇’ 주목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2.19 15:59:37
이정환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본부장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고성능 칩과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를 단행했지만, 현재까지 중국의 인공지능(AI) 굴기를 꺾지 못했습니다. 중국의 AI와 전기차, 휴머노이드 로봇 등 테크주에 주목할 시점입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지난 18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딥시크의 부상이 최근 2~3년간 규제로 위축된 중국 테크 산업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불어넣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19일 기준 홍콩 항셍테크지수는 올해 들어 29% 급등했다. 지난달 말 딥시크가 공개되면서 중국 증시에서 AI 기술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본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에 대해 “미국의 제재로 고성능 칩 조달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낮은 비용으로 글로벌 선두 AI 모델에 필적하는 성능을 구현했다”며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국면을 바꾸며 자신들의 AI 생태계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기업이 서로 다른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개발된 AI 모델을 연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의 제재로 중국에선 GPU 칩 공급이 불확실성이 생겨 다양한 중국산 AI 칩이 확산됐다”며 “바이두는 AI 모델간 융합이 가능한 ‘다중칩혼합훈련’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이 성과를 보이고 있고, 이는 향후 중국 반도체 시장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 중국 증시에서 테크주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자금력과 기술력이 있는 중국판 매그니피센트7(M7)과 같은 대형주가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판 M7에는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비야디, 메이퇀, SMIC, 레노버 등이 포함된다.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선 “네덜란드 정부가 지난달 초 ASML의 심자외선(DUV) 장비 2000i의 중국 수출을 승인한 데 이어 DUV 장비를 수출 통제 기술 리스트(듀얼 리스트)에서 제외했다”며 “네덜란드·미국· 중국간 관계 변화에 따라 중국의 AI 굴기가 더욱 부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산업 육성 전략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이 본부장은 “중국 정부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차량의 상용화 지침도 발표했다”며 “이에 따라 해당 분야에서 미·중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기치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선두 업체인 테슬라와 견줄 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침투율은 30% 이상으로 높아지며 전기차가 대세가 됐다”며 “BYD는 ‘천신의 눈’ 시스템을 발표하며 불과 2000~3000만원 차량에 고급 자율주행 시스템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한국 배터리 기업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부진한 가운데, 중국 배터리 기업은 휴머노이드 로봇 등 신규 산업에도 제품을 공급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본부장은 “중국 시장은 방향성을 타면 모멘텀이 매우 크다”며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중국 기업에 투자한다면 적은 비중으로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유정·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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