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늘려라” 정치권 드라이브 걸자…우선주에 자금 몰린다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5.12 22:17:50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배당 확대’ 드라이브에 나서면서 시장 기대감이 우선주로 몰렸다. 본격적으로 유인책이 시행되면 배당 매력이 큰 우선주가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주가에 힘을 실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11.2% 상승했다. 약 한 달간 코스피가 기록한 7.18%의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기간 두산우와 두산2우B도 각각 67.55%와 111.04%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두산 보통주는 24.56% 오르는 데 그치면서 우선주 상승폭이 2배에서 3배 이상 높았다.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등 배당성향 상향을 공언한 LG생활건강우는 보통주의 상승폭(3.36%)보다 2배가 넘는 9.2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역시 배당 확대를 밝힌 CJ제일제당도 우선주의 상승률(10.78%)이 보통주(7.34%)를 넘어섰다. 괴리율(보통주와 우선주 간 주가 차)을 20% 수준까지 좁힌 현대차 우선주 3형제(현대차우·현대차2우B·현대차3우B)도 최대 15% 오르면서 모두 보통주의 상승률(10.31%)을 상회했다. 한화3우B(20.67%)도 한화(16.29%)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한 달간 우선주가 보통주 상승세를 추월한 종목은 대부분 40%가 넘는 높은 수준의 괴리율을 보였다.

주가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11일 종가 기준으로 두산우와 두산2우B는 보통주와의 괴리율이 각각 53.9%와 59.3%다.

LG생활건강우(62.9%)와 한화3우B(55.3%), CJ제일제당우(44.3%)도 보통주와의 주가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다.

보통주와 우선주 간 괴리율이 큰 종목일수록 배당 유인책으로 인한 상승 여력이 클 수 있기에 투자심리가 강한 모습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은 없으나 배당 우선권이 부여되기에 대선을 앞두고 우선주 테마가 부각됐다”며 “배당소득세 완화 등 상장사들의 배당 확대 유인을 장려할 정책이 추진될 경우 보통주 주가 대비 괴리율이 높은 우선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회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안이 발의되고 대통령 후보가 증시 활성화 방안으로 배당 성향 확대를 언급하는 등 정치권에서는 ‘배당 드라이브’가 가속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배당성향이 35% 이상인 상장 법인의 배당소득에 대해 별도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대주주의 배당 유인을 키우고, 개인투자자의 세금 부담을 줄여 장기 배당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 이달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배당성향이 높은 곳에 배당소득세를 낮춰주거나 낮은 곳에 불이익을 주는 방법으로 주식을 (부동산의)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선주 가운데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 두산 우선주의 경우 정치 테마성 수급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이 ‘성남FC 의혹’ 등으로 이 후보와 관련된 만큼 두산을 대선 테마주로 인식한 수급이 주가를 빠르게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시가총액 규모가 작고 거래량이 적어 상대적으로 투기성 자금이 대규모 투입됐다는 분석이다.

두산2우B는 이날과 지난 9일 ‘15일간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종목’ 사유로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두산그룹과 이재명 후보가 가깝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테마성 투기를 하기 편한 두산 우선주로 수급이 몰렸다”며 “정치권의 배당 확대 움직임과 큰 괴리율 등도 주가 급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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