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탕감 무조건 해주는 것 아냐”...배드뱅크, 주식투자·유흥 빚은 대상서 제외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입력 : 2025.07.06 21:52:17
입력 : 2025.07.06 21:52:17
‘도덕적 해이’ 비판 불식 위해
사회취약계층 채무 소각 우선
사회취약계층 채무 소각 우선

이재명 정부가 장기소액 연체채권 소각을 위한 ‘배드뱅크’ 출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주식 투자나 유흥업 관련 채무는 탕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도덕적 해이’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직후 낸 자료에서 주식 투자로 부채가 발생하는 금융투자업권, 그리고 사업자등록번호 확인을 통해 확인 가능한 유흥업 영위 소상공인 등은 “지원 결격사유로 명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대해선 “과거 채무조정 사례, 여타 예산사업 등을 감안해 정당성과 필요성이 인정되는 범위로 결정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2013년 국민행복기금, 2020년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도 영주권자 및 결혼이민자 등을 포함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큰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부도덕 채무를 소각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건 국민의힘 등 야권 일각에서 “도박빚도 탕감해주는 것이냐” “추후 채무자들의 변제 의지를 꺾을 것” 등 집중 공세를 퍼붓는 데 대한 대응 조치로 보인다. 도덕적 해이 논란을 털어내고 ‘변제 가능성이 없는 채무를 일괄 소각함으로써 취약 계층의 빠른 재기를 돕는다’는 정책 취지를 최대한 살리려는 것이다.
또 정부는 심사 과정에서 일반 소득·재산 범위를 넘어 자동차·가상자산 보유 현황까지 꼼꼼하게 살펴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재산과 소득이 소액 있는 것으로 잡히면 일부라도 변제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6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국토교통부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VMIS), 국세청의 가상자산 추적 데이터 등을 넘겨받아 배드뱅크에서 일괄 심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하는 허위서류 제출 가능성 등과 관련해선 “당사자들에게 직접 서류를 제출받는 게 아니라 이미 집계된 자료를 복수의 정부 부처로부터 넘겨받아 심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럴 염려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특히 채무 소각 대상자들의 소득·자산 현황을 미리 알아보기 위해 최근 국회 심의 과정에서 100여 명을 샘플로 선정해 살펴본 결과 대부분 연소득이 거의 없는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금융위는 “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이 없는 정말 어려운 분들의 채무만 소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기초생활수급자, 국가유공자, 한부모가정, 중증장애인, 빚상속자 등 취약도가 높거나 국가에 공헌한 바 있는 계층에 대한 심사 및 소각을 우선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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