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그 집 기름'…경찰, 침전물 섞인 경유 판 업주 송치
차량 30여 대 시동꺼짐 등 증상…"차주 항의에도 영업 이어가"
정경재
입력 : 2023.01.12 14:43:46
입력 : 2023.01.12 14:43:46
(남원=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그 집 기름은 분명 이상했다.
주유하고 도로에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차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엔진이 덜덜 떨리더니 이내 시동이 꺼지기도 했다.
화가 난 차주들은 그 주유소를 다시 찾아 항의했다.
기름에 이물질을 섞어 파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돌아오는 답은 "맹세코 그런 일은 없다"였다.
추석 명절에 십수 대의 차가 같은 일을 겪자, 전북 남원시도 사태 파악에 나섰다.
한국석유관리원도 시료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했다.
확실한 건 특정 주유기에서 경유를 넣은 차에만 이상이 생겼다는 점이었다.
분석 결과는 뜻밖이었다.
여타 주유소에서 파는 경유에 섞이지 않은 물과 침전물이 발견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곧장 같은 증상을 겪는 차량 대수를 파악했다.
초기에는 10여 대의 차량으로 알려졌으나 수사가 이어질수록 그 규모는 30여 대까지 늘었다.
경찰은 두 가지 의문을 품었다.
주유소가 경유에 침전물을 섞었는지와 기름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면서 팔았는지 여부였다.
이 주유소에서 경유를 넣은 차량에 이상이 생긴 것은 분명했지만, 고의가 없다면 처벌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봤다.
일단 첫 번째 의문은 판단이 어려웠다.
업주가 모든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는 상황에서 경유 탱크에 불상의 침전물이 섞인 경로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다.
두 번째 의문은 비교적 명쾌하게 해소됐다.
최초 차량에 이상이 생긴 운전자가 항의했음에도 업주가 영업을 계속한 사실을 확인하면서다.
당시 업주가 품질에 이상이 있음을 인정하고 주유기 작동을 멈췄다면 피해 확산은 막을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4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로 업주를 검찰에 넘기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와 관련해 구체적 진술이나 경위를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관련 증거물 분석과 법리 검토를 거쳐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송치했다"고 말했다.
jaya@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사상 최대 실적 냈지만…KB금융, 주주환원 실망감에 5%대 하락
-
2
코스피 프로그램 순매도 상위종목
-
3
변동성완화장치(VI) 발동 종목, 발동시간 기준
-
4
코스닥지수 : ▲6.49P(+0.89%), 737.47P
-
5
코스닥 프로그램 순매수 상위종목
-
6
맥스트(377030) 상승폭 확대 +8.28%
-
7
하이퍼코퍼레이션(065650) 상승폭 확대 +11.97%, 9거래일만에 반등
-
8
“서학개미 잡아라”…한국투자증권, MTS 해외주식 신규 기능 추가
-
9
SK바이오팜, 24년4분기 연결 영업이익 406.54억원, 컨센서스 추정치 상회
-
10
HD현대건설기계, 24년4분기 연결 영업이익 353억원, 컨센서스 추정치 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