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에는 “한글 읽을 수 있나요?” 2025년엔 “비혼동거 중이신가요?…인구주택총조사 100年史

이지안 기자(cup@mk.co.kr)

입력 : 2025.07.03 12:00:00 I 수정 : 2025.07.03 13:24:44
사회 변화 따라 달라진 인구주택총조사
1955년엔 한국전쟁 여파 불구자 조사
70년대엔 냉장고 소유 여부 조사
2000에는 컴퓨터 갖고 있나요?
미국은 “결혼 몇번 하셨나요” 질문도


[자료=연합뉴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인구주택총조사가 시대 변화를 반영해 ‘영케어러’와 ‘비혼 동거’ 등을 조사 항목에 추가했다.

통계청은 오는 11월 1일 기준으로 ‘2025 인구주택총조사’를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인구총조사는 1925년, 주택총조사는 1960년 각각 시작됐으며 두 조사는 2015년부터 하나로 통합 운영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는 코로나19 이후 처음 실시하는 대규모 표본조사로서 다양한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 변화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조사 항목은 모두 55개로 새롭게 추가된 항목은 7개, 수정된 항목은 18개다. 조사 방식은 인터넷과 전화조사를 우선 실시하고, 미응답 가구를 대상으로 태블릿을 이용한 방문조사가 진행된다.

새로운 항목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가족 돌봄 시간’으로 이는 영케어러 현황 파악을 목적으로 한다. 영케어러는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13~34세 청소년 및 청년을 의미한다. 이들이 가족 돌봄으로 인해 취업과 결혼, 출산 등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저출생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2025 인구주택총조사 조사표 중 영케어러 파악을 하기 위한 문항 예시. [자료=통계청]
박진우 통계청 조사관리국장은 “이번 조사가 가족 돌봄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영케어러) 관련 정책 수립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가구주와의 관계에 ‘비혼 동거’ 처음 추가됐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 동거할 수 있다는 국민 인식은 67.4%로 나타나 10년 전(46.6%)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비혼 동거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인구주택총조사의 항목은 지난 100년간 사회 변화에 따라 달라졌다. 1930년에는 국민의 문맹률을 파악하기 위해 한글 해독 능력을 조사했으나, 문맹 인구가 크게 줄어든 1970년 이후에는 이 항목이 폐지됐다.

광복 직후인 1949년에는 ‘군사 경험’과 ‘징용 경험’ 등이 조사됐으나, 한국전쟁으로 자료가 소실됐다. 전쟁 직후인 1955년에는 ‘불구 상태’ 항목이 추가돼 당시 부상자 급증 현실을 반영했다. 당시 조사에서 불구자는 총 17만5177명으로 실명·수절단(손 또는 팔이 절단)·족절단(발 또는 다리가 절단)·농아(청각장애) 등 구체적인 부상 유형이 포함됐다.

경제성장에 따라 생활가전 및 전자기기 보유 여부도 조사 항목으로 등장했다. 1970년대 이후 TV나 라디오 소유 여부를 물었고, 2000년부터는 컴퓨터, 인터넷 회선 등의 정보통신기기 현황을 조사했다.

최근인 2020년 조사에는 ‘1인 가구의 증가 이유’와 ‘반려동물 양육 여부’가 포함돼 사회 변화상을 반영했다.

해외의 경우 각국 특성에 맞춘 항목이 조사된다. 미국은 인구조사에서 ‘결혼 횟수’, ‘최근 1년간 혼인·사별·이혼 여부’, ‘마지막 결혼 연도’ 등 개인의 혼인 이력을 세부적으로 조사한다. 캐나다는 ‘사실혼 여부’를 포함하는데, 캐나다는 연방 및 주 정부에 따라 법적 권리와 보호가 인정된다.

호주는 인구조사에 ‘원주민 여부’를 포함한다. 2021년 기준 원주민은 호주 전체 인구의 약 3.2%를 차지할 만큼 현재도 원주민들은 본토와 수변 섬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번 인구주택총조사는 10월 22일부터 인터넷과 모바일로 사전 참여할 수 있으며 미응답 가구를 위해 조사원의 방문 조사도 예정돼 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7.03 16:45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