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이마트 전문점 살린 PB '노브랜드'
입력 : 2023.05.03 13:45:10
제목 : [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이마트 전문점 살린 PB '노브랜드'
가성비 콘셉트로 마케팅 효과↑…전문점, 900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 [톱데일리] 이마트는 PB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마트 '노브랜드'는 별 다른 광고 없이도 가성비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며 업계 대표 PB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이마트는 전문점 사업이 줄지어 부진한 와중에 노브랜드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 덕분에 반등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최근 유통업계는 PB브랜드 경쟁에 한창이다. 롯데마트는 최근 PB브랜드 통합 과정을 진행하며 '오늘 좋은'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단장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PB브랜 드 상품 개편만 세번째인 만큼,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홈플러스도 PB브랜드 '홈플러스 시그니처' 상품군을 3000여종으로 늘리는 등 브랜드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유통 대기업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PB마케팅은 백화점, 슈퍼마켓 등 대형소매상이 자기 매장의 특성과 고객의 성향에 맞춰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을 내놓는 영업 전략을 말한다. PB제품은 해당 점포에서만 판매된다는 점에서 어디서나 구매 가능한 제조업체 브랜드(NB브랜드)와 차이점을 갖는다.
PB상품은 일부 점포에서 판매하는 만큼, 차별화 전략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유통업체들이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제조업체에게 직접 생산을 맡기는 구조로, 중간 유통 비용 등을 줄일 수 있어 상품 마진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동시에 소비자는 제조업체가 만든 것과 비슷한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PB마케팅으로 눈에 띄는 곳으로는 이마트가 있다. 이마트는 PB브랜드 '노브랜드'와 '피코크'를 운영하고 있다. 노브랜드는 2015년 과자, 생수, 건전지 등 일부 제품으로 시작해 영역을 넓혀가며 현재는 상품군이 1500여개에 달한다. 피코크도 2021년 기준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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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노브랜드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노브랜드는 2015년 이마트가 국내 최초로 한국형 '하드디스카운트 스토어(최저가 슈퍼마켓) 형태로 선보인 전문점 브랜드다.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하드디스카운트 스토어는 소품종 초저가 전략을 구사하며, 소비자에게 가성비 콘셉트로 큰 인기를 끌었다. 독일의 '알디'와 '리들' 이 해당 매장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노브랜드도 가성비 콘셉트를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마트 노브랜드 PB상품 리테일 마케팅 사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가 '브랜드가 없다'는 뜻의 노브랜드 이름을 앞세워 가격 경쟁력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브랜드가 없는 제품이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라는 소구로 신뢰를 획득하기 위한 새로운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소비자에게 구매 의사를 확산시키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노브랜드의 다양한 제품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노브랜드의 25개 주요 상품은 다른 제품과 비교해 평균 46%가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수는 타 브랜드와 비교해 두 배 이상이 저렴하며, 우유와 화장지 등도 약 30%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품질까지 뒤처지지 않자, 자연스럽게 PB제품을 선택하게 되는 셈이다. 앞서 언급된 보고서에서는 PB마케팅이 소비자의 성향이나 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 PB상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가격이 싸다'가 가장 높은 응답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브랜드는 입소문으로 자리를 잡아가자 독자적인 매장 운영에 나서기도 했다. 이는 이마트 다른 전문점 브랜드가 이마트 매장 내에서 운영되는 것과는 다른 행보로, 노브랜드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었다. 노브랜드는 2016년 용인시에 1호점을 열고 오프라인 사업을 꾸준히 늘려 현재는 2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노브랜드는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가면서 매출도 급상승했다. 2015년 234억원이었던 노브랜드 매출액은 2017년 2900억원 대로 급증했으며, 2021년 총 매출액이 전년 대비 9.2%가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는 지난해에도 안정적인 영업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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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내에서도 노브랜드는 전문점 사업의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이마트는 2011년 전문점 사업을 시작한 이후 화장품, 프리미엄 슈퍼마켓 등 다양한 분야를 선보이며 사업을 확장했다. 2018년까지만해도 이마트가 운영하던 전문점 브랜드는 16개에 달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소비자 이목을 끌지 못하면서 실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2019년 이마트 전문점 사업의 영업손실은 865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이마트가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야심차게 선보인 삐에로쇼핑은 철수 수순을 밟았다. 이외에도 분스, 부츠, 스톤브릭 등 화장품 브랜드가 전부 정리됐으며, 프리미엄 슈퍼마켓, 가정간편식 전문점도 운영이 종료됐다.
이마트는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노브랜드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비효율 사업은 정리하면서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했고,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18년 900억원에 가까웠던 적자 규모는 해마다 줄어들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16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익 개선 성과를 거둔 이마트는 올해 와인을 중심으로 다시 전문점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편 노브랜드 성장 과정에 마냥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여러 차례 부정적인 이슈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브랜드는 사업 초기부터 현재까지도 표절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 노브랜드는 론칭 당시부터 캐나다 유통기업 로블로가 만든 '노 네임'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브랜드를 없애고 낮은 가격에 선보이는 콘셉트가 비슷한 점은 벤치마킹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노란 바탕에 단순하게 새긴 제품명의 브랜드 이미지까지 겹치는 것은 표절과 가깝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매장 출점과 관련해서는 소상공인과의 갈등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중소 상인 단체는 노브랜드가 취급하는 상품군이 동네 슈퍼마켓과 겹친다고 지적하며, 노브랜드 매장을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규정해 골목 상권 침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매장을 출점할 때마다 이와 같은 갈등이 지속되자, 결국 2021년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을 잠정 중단했다. 현재는 노브랜드버거 등 외식 매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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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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