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고액 연봉을 받으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의 기관장 중 29명은 지난해 대통령보다도 더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임감사 중에도 7명이 대통령 연봉을 넘어섰다. 정규직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 이상인 공공기관은 15곳으로 나타나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받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 등에 따르면 지난해 부설기관을 포함해 상임기관장 연봉을 공시한 340곳 중 300곳의 상임기관장 연봉이 이들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정부 부처 장관들보다 연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상임기관장들의 평균 연봉은 1억8500만원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장관과 장관급에 준하는 공무원의 연봉이 1억3718만원이었는데, 전체 공공기관 상임기관장의 88%가 이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은 것이다. 특히 이들 중 34명은 국무총리(1억8656만원)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았고, 29명은 대통령 보수(2억4064만원)보다도 많이 받았다.

상임기관장 연봉이 4억원을 넘는 공공기관은 중소기업은행과 한국투자공사 등 두 곳으로, 연봉이 가장 높은 중소기업은행의 상임기관장이 지난해 4억3103만원을 받았고, 한국투자공사(4억2476만원)가 뒤를 이었다. 이어 국립암센터(3억8236만원), 한국산업은행(3억7078만원), 한국수출입은행(3억7078만원), 기초과학연구원(3억3160만원), 한국해양진흥공사(3억930만원), 신용보증기금(3억774만원), 한국주택금융공사(3억630만원) 순이었다. 지난해 상임기관장 340명 중 66.8%에 해당하는 227명은 전년보다 연봉이 올랐다. 108명(31.8%)은 연봉이 내렸고, 5명은 그대로였다.

기관장은 물론 상임감사들의 연봉도 고공비행중이다. 공기관 상임감사들의 평균 연봉은 1억6200만원으로 장관보다 높고 국무총리보다는 낮았다. 특히 연봉을 공시한 전체 97곳 가운데 73%(71곳)가 부처 장관보다 연봉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임감사 연봉이 가장 높은 곳도 중소기업은행으로 지난해 3억1049만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공사(3억624만원)도 3억원이 넘었다. 이어 한국산업은행(2억7888만원), 한국수출입은행(2억7888만원), 기술보증기금(2억5010만원), 신용보증기금(2억4227만원), 한국주택금융공사(2억4119만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2억4096만원), 예금보험공사(2억3859만원) 순이었다.

지난해 공공기관 362곳의 일반 정규직 평균 보수는 703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 평균보다 4% 가량 높고 중소기업보다는 2배 많은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연간 6756만원(월 563만원), 중소기업은 3192만원(월 266만원) 수준이었다.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곳은 15곳(4.1%)이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1억170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한국투자공사(1억1572만원), 한국산업은행(1억1289만원), 중소기업은행(1억884만원), 한국기계연구원(1억737만원), 한국수출입은행(1억615만원) 순으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