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교과에 경제금융 의무화해야"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3.05.30 17:34:43 I 수정 : 2023.05.30 19:32:09
청소년금융교육협 20주년
"뮤지컬 등 새 콘텐츠 발굴
대한민국 경제 IQ 높여줘"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청교협) 설립 2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신제윤 청교협 6대 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민상기 청교협 4대 회장, 김종창 청교협 5대 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완규 여신협회장(왼쪽부터)이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국내 최초 민간 주도형 금융교육 협의체인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청교협)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3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교협 20주년 기념식에는 금융위원장과 역대 청교협 회장, 금융 관련 협회장 등이 참석해 그동안 진행했던 청소년 금융교육 성과와 향후 과제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신제윤 청교협 회장은 "20년은 사람으로 치면 '약관'의 나이로 이제 본격적인 활동을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며 "지난 20년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양질의 금융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교육 인프라스트럭처를 재정비하고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청교협은 카드대란으로 우리 경제가 혼란에 빠졌던 20년 전, 청소년들에게 양질의 금융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소개하며 "국내 대표 청소년 전문 금융교육기관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경제금융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지금 공교육에서는 제대로 된 실물경제를 배울 수 없다"며 "이러한 공백을 채우면서 '경제 아이큐'를 높여준 곳이 청교협"이라고 강조했다. 모의게임이나 금융뮤지컬처럼 새로운 금융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청소년들이 스스로 금융교육에 흥미를 갖도록 도와줬다는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청교협은 지난 20년간 정부 정책의 민간 파트너로서 청소년 금융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청소년 시기의 올바른 금융교육은 오늘날 왜곡된 금융거래 질서를 바로잡아 가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청소년 대상 대리 입금, 불법채권추심 등 불법 사금융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불법 투자 유인, 영끌, 빚투, 내구제대출 등으로 인한 청년층의 피해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청소년 금융교육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보다 현실적이고 재미있으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고민하고, 청소년이 금융교육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금융교육 전달 채널을 다양화하겠다"면서 "금융교육 유관기관 간 네트워크를 강화해 다양한 수요 맞춤형 금융교육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금융 조기 교육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청소년의 금융이해력은 10년 전보다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가장 큰 원인은 학교에서 금융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교는 학생들이 금융 지식을 취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지만 실질적 금융교육은 부족한 실정이다. 2020년에야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금융교육에 필요한 교육과정이 구체화됐다. 2022 교육과정 개정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적 금융교육 과목인 '금융과 경제생활'이 내후년에 신설될 예정이다. 다만 수능 과목이 아닌 고등학교 통합사회 융합선택과목으로 개설된다는 한계가 있다.

청교협에서는 금융교육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방 학생을 서울로 초청해 2박3일간의 금융캠프 기회도 제공한다. 전남 압해중의 백서연 학생은 "'중학생인데 벌써 금융교육이 필요할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금융교육을 받고 보니 어릴 때부터 이런 교육을 받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직접 통장을 만들어 보니 저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돈을 모으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날 청교협 20주년 기념식에서는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실제 학교에서 실시한 금융교육 사례를 공유하고 금융교육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전했다. 양유진 한양대 사대부고 교사는 "교사들은 체계적인 금융교육 방식을 배우지 않아 교사를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 역량 강화 연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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