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키즈] [디엔에프] R&D 줄이다 실적 악화 '직격탄'
입력 : 2023.06.05 15:23:09
제목 : [삼성 반도체 키즈] [디엔에프] R&D 줄이다 실적 악화 '직격탄'
4년 연속 연구개발 비중 축소…매출 역성장에 영업익도 급감[톱데일리] 삼성전자가 투자한 반도체 화학소재 제조업체 '디엔에프(DNF)'가 업황 악화 속 실적 부진을 경험하고 있다. 수 년간 순이익 감소로 회사 운영에 차질을 빚자 연구개발(R&D) 비용을 축소하며 비용 관리에 나선 모양새다. 올해 들어선 매출 역성장과 영업이익 급감 등이 겹쳐 더욱 체질개선이 요구된다.
지난 2001년 설립한 디엔에프는 2005년 삼성전자와 알루미늄 CVD 전구체를 공동 개발하면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 쓰이는 물질인 'ACL(Amorphous Carbon Layer)' 전구체를 개발 및 납품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소재, 장비 등 해외의존도에 대한 잠재적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전구체 분야 기술력을 확보한 디엔에프와 시너지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1년 8월 삼성전자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디엔에프 지분 7%에 해당하는 81만여주를 210억원에 사들이며 두 기업 관계는 더욱 긴밀해졌다.
◆ 매출과 반대로 가는 순이익…기업가치 하락
삼성전자가 투자한 이후 1년 6개월여 기간이 지나는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 지표는 일정 부분 성장해왔다. 투자 직전해 디엔에프의 연결기준 매출은 951억원에서 2021년 1271억원, 지난해엔 1352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엔 163억원으로 46.4% 증가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 영향으로 재고 처리는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재고자산은 10년째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최근 몇 년간 크게 늘어났다. 지난 2020년 266억원이던 재고자산은 2021년 355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엔 520억원으로 급증했다. 2년 새 2배나 불어난 것이다.
회사의 실질적 이윤으로 남는 순이익 지표에선 매출과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3년 연속 순이익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디엔에프가 삼성전자의 투자를 받기 직전까지만 해도 순이익은 144억원으로 전년보다 500% 이상 올린 성과를 냈지만 이후 2021년 118억원, 지난해엔 그보다 50.7% 하락한 58억원으로 급감했다.
디엔에프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주가도 하락세를 겪고 있다. 디엔에프 주가는 삼성전자의 투자가 있던 2021년 7월 장중 3만1750원까지 뛰었지만 그 이후 주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해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지난해 9월엔 1만1400원까지 '3분의 1토막'으로 내려온 후 현재는 1만6800원 수준이다.
주가 하락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보유한 디엔에프의 지분가치도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210억원에 대한 장부가는 취득 당해 185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말엔 107억원으로 더욱 줄어들었다. 1년 4개월 만에 취득가의 절반에 해당하는 49.0%가 증발한 것이다.
◆ 올해 실적 악화 가속…R&D 줄인 역효과?
올해 들어선 사업 영역에서 디엔에프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1분기 매출은 331억원으로 전년(288억원) 대비 13% 가량 역성장한 데다, 영업이익은 38억원에서 5억원 규모로 무려 86.4% 급감한 성적을 내놓으며 경영 지표가 악화된 결과를 내놨다. 재고자산도 더욱 늘어난 545억원을 기록했다.
디엔에프가 실적 악화를 경험한 데에는 그간 연구개발(R&D) 축소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디엔에프는 4년째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을 줄이고 있다. 2019년 11.93%에 달했던 R&D 비중은 8.62%, 7.39%를 거쳐 지난해엔 5.5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R&D 비용은 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8% 축소됐다.
디엔에프에 따르면 회사 설립 후 'Al 전구체 개발', 'ACL 소재 개발', 'SOD 소재 개발' 등 자체개발 완료한 12개 연구개발 실적 중 가장 최근 내역은 2019년 12월에 완료한 '다목적 Si 소재 개발'로 이후 신규 연구 실적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디엔에프는 2020년까지 특허권이 없다가 2021년 2건, 지난해 1건 등 총 3개 확보에 그친다.
실제로 디엔에프의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 중 통상 가장 많은 액수를 차지하던 R&D 비용이 지난해 20억원 줄어들자, 두번째로 비중이 큰 급여 항목에서 7억원이 증가했음에도 안정적인 비용 관리가 가능했다. 지난해 판관비는 219억원으로 전년(229억원) 대비 일정 부분 줄여 일시적 이익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실적 지표가 불안정한 기간 동안 임직원 급여에 변동이 생긴 점도 눈길을 끈다. 디엔에프 직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2020년 5356만원에서 2021년 오히려 5198만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는 5461만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억4400만원에서 2억4700만원을 거쳐, 지난해 3억원으로 증가했다.
◆ 회사 보유 자금도 고갈 부담 가중
디엔에프의 실적이 뒷걸음질치며 당장은 회사 자금 운용에 압박이 가해질 전망이다. 2020년 단기금융상품 포함 현금성자산은 186억원 상당이었지만, 특히 지난해엔 99억원으로 줄어들며 회사 자금이 넉넉치 못하다. 올해 1분기 기준 보유 현금은 74억원 수준으로 3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반대로 단기차입금 등 상환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은 180억원으로 현금성자산 규모를 2배 이상 상회한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 173억원과 유동성장기차입금 7억원 등이 해당한다. 특히 해당 부채가 변동금리차입금이고 지난해 발생한 금융비용만 32억원이었던 만큼 올해 상환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현재 디엔에프 최대주주는 회사를 설립한 김명운 대표이사로 지분 16.35%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인 삼성전자 다음으로 지분을 많이 확보한 주주는 최영재 부사장으로 지분 2.02%를 갖고 있다. 그외 김명운 대표의 배우자 김은경씨와 자녀 김해찬, 김유빈, 친인척 김현태 등이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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