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안 부러운 '알뜰폰' 독주 시대
입력 : 2023.06.21 15:07:59
제목 : 이통3사 안 부러운 '알뜰폰' 독주 시대
1400만 가입 눈앞…1년간 증가폭 3사 총합 압도[톱데일리] 출시 초기만 해도 '어르신 전용' 서비스로 불리던 알뜰폰이 최근 무서운 기세로 성장해 이통3사 밥그릇을 위협하고 있다. 알뜰폰에게 가입자를 빼앗기는 상황이 반가울 리 없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3사)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알뜰폰 서비스 가입자 수는 국내 14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알뜰폰 가입자는 1389만명을 기록했다. 1년 전(1120만명)보다 269만명 증가했다.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 2021년 11월 처음 10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8월 1200만명을 넘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이통3사의 전체 무선 가입자 증가를 압도하는 규모다. 1년 동안 이통3사 무선 가입자 수는 6319만명에서 6490만명으로 171만명 증가에 그쳤다. 이통사별로 살펴보면 LG유플러스가 85만명, SK텔레콤은 68만명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KT의 1년간 무선 가입자는 단 10만명 증가에 불과했다.
최근 1년간 알뜰폰이 LG유플러스와의 격차를 400만명대에서 200만명대로 좁힌 것을 감안하면 LG유플러스의 가입자(1634만명)를 따라잡는 것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년간 성장세를 고려하면 2024년 4월 LG유플러스와 알뜰폰은 둘다 1720만명 수준이 되고 이후 알뜰폰이 앞지르게 된다.
특히 알뜰폰 성장세로 기존 이통3사의 '5:3:2' 통신 구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주목할 지점이다. 5G가 상용화 될 무렵 10% 수준에 불과하던 알뜰폰의 점유율은 최근 1년 동안에만 15.1%에서 17.6%로 커졌다. 특히 SK텔레콤의 무선 점유율은 올해 1월 사상 처음으로 40% 아래로 추락해 지난 4월 말 39.3%로 내려왔다.
이 같은 변화는 이통사를 통한 단말기 구입 방식에서 자급제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자급제 스마트폰 구매 후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는 조합이 무선 이용자들 사이 인기를 끌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 특히 최근 알뜰폰 가입자 의 60% 이상을 MZ세대가 차지할 만큼 젊은층으로부터 선호가 높다.
5G 상용화 이후로도 '갓성비'를 내세운 알뜰폰이 저렴한 LTE 상품 판매를 중심으로 가입자를 불려가며 통신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온 것이다. LTE 무제한 요금제 중 최근 월 1만원 이하 상품도 알뜰폰 시장에 등장했고, 통상 월 8만원 이상하는 5G 무제한 요금제도 LG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 등 알뜰폰에선 3만원대에 이용 가능하다.
물론 알뜰폰이 주목받는 데에는 5G 서비스의 부진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당초 LTE보다 20배 빠르다던 5G의 속도 개선이 지지부진 하면서 전국망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완료된 LTE 서비스와 차별점을 주지 못했다. 비싼 값을 지불하고 5G를 이용할 명분이 사라지자 기존 이통3사 고객들이 값싼 LTE 알뜰폰으로 갈아탄 것이다.
지난해 말 정부 조사 결과 이통3사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896.1Mbps로 LTE 평균 다운로드 속도(151.92Mbps) 대비 5.9배 빠른 정도에 그친다. 지난 5월엔 공정거래위원회가 5G 속도를 기만적으로 광고하고 각사의 5G 서비스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광고한 혐의로 이통3사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 336억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진짜 5G' 속도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던 28㎓ 주파수 운영에서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모두 설비 투자 부담에 못 이겨 해당 대역망을 정부에 반납하고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5G가 나온 지 4년이 지났지만 특화 서비스를 이용할 전용 모드 SA(단독모드) 서비스의 국내 도입은 지지부진하다.
최근 알뜰폰은 혜택을 더욱 강화하며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알뜰폰 시장에 무약정 '0원 요금제'가 경쟁적으로 출시돼 이달 초만 해도 40개 넘는 상품이 시장에 나왔다. 알뜰폰 사업자마다 혜택은 다르지만 통상 월 데이터 1~10GB, 통화 100~500분 서비스를 무료로 6~12개월간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급기야 알뜰폰에 단말기 구매 가격의 최대 50%를 현금으로 보상받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이통3사보다 낮은 요금에 단말기 보상금까지 얹어주는 상품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19일 출시한 KT엠모바일의 '자급제 보상 서비스'다. 기존 이통사 단말기 보상 서비스처럼 재약정 조건 없이 단말기 가격 일부를 현금으로 되돌려준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각각 무선 가입자가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사 망 사용자 수 유지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챙겨주는 실정이다. 알뜰폰 업체들도 이윤 마진에 손을 대기보다 이통사들이 지불하는 보조금을 통해 가입자를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KB국민은행과 핀테크 강자 토스 등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도 이통3사에겐 불편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이 출시한 '리브엠' 가입자 수는 지난 2019년 말 5000명에서 올해 40만명 이상 빠르게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KB 리브엠과 토스모바일은 최근 제휴 통신망을 이통3사 모두로 확장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펼치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알뜰폰 성장세를 보면서 이통3사 모두 가입자가 뺏기고 있다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그중에서도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가장 불편할 상황"이라며 "아직까진 이통사들이 자본력으로 얼마든지 알뜰폰 산업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장 변화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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