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투자' 넷플릭스, K-콘텐츠에 집중하는 까닭은

입력 : 2023.06.22 14:31:01
제목 : '3조 투자' 넷플릭스, K-콘텐츠에 집중하는 까닭은
제작 후 창작자에 보상 확대 약속…계정 공유 금지 적용 임박 암시

[톱데일리] "최근 4년간 한국 콘텐츠 시청은 6배 늘고 K-로맨스 시청량은 90% 이상이 한국 외 국가에서 나오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초록색 트레이닝복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거나 반스 스니커즈가 8000% 매출을 올리는 등 한국 콘텐츠 스토리텔링에 대한 힘은 입증됐다"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제작을 위해 4년간 25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테드 서랜도스 CEO가 지난 2020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해 마련한 자리인 만큼, 국내 제작한 넷플릭스 콘텐츠의 주역인 창작자들과 넷플릭스와의 협업 경험, 한국 콘텐츠의 향후 비전 등에 대해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넷플릭스는 에미상에서 6관왕을 기록한 대표작 '오징어 게임'을 기점으로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 '사냥개들' 등 연속 흥행으로 한국 넷플릭스 콘텐츠의 위상이 훨씬 높아졌기에, 직접적인 콘텐츠 투자 활동 외에도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테드 CEO는 "넷플릭스가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25억달러에는 차세대 콘텐츠 창작자들을 위한 육성이나 훈련 금액도 포함돼 있다"며 "넷플릭스의 한국 시리즈나 영화 5편 중 1편이 신예작가 혹은 감독의 데뷔작이 되고 있고 콘텐츠나 크리에이터의 성장 기회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만의 강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테드 CEO는 "한국은 대단한 스토리텔링의 힘을 가졌는데 역사적인 배경을 포함해 패션, 음악, 음식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에 정해진 공식도 없고 자율성 또한 보장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콘텐츠 생태계와의 공 동 성장을 위해 창작자의 입장도 지속 듣겠다는 입장이다. 오징어 게임을 제작한 퍼스트맨스튜디오의 김지연 대표는 "오징어 게임 시즌1의 성공을 바탕으로 현재 시즌2를 좋은 환경에서 제작 중이라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국내 더 많은 창작자들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힘써달라"고 제안했다.



이날 넷플릭스는 투자 확대의 일환으로 콘텐츠 성공 이후 창작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은 "넷플릭스가 지원하는 제작비 안에는 창작자에 대한 보상이나 배우 캐런티도 포함돼 있다"며 "성공작이 나온다면 다음 시즌 제작할 때 더욱 보상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투자 범위도 늘릴 계획이다. 영화나 다큐멘터리 같은 장르에 대한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영상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미드폼(30분 내외의 짧은 러닝타임)' 제작도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나눴다.

다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숏폼' 콘텐츠 제작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강동한 총괄은 "숏폼에 대해 넷플릭스도 기회를 많이 보고 있고 미국 코미디 장르에서 시도한 적이 있지만 영화라든지 우 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강점을 살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넷플릭스를 둘러싼 여러 이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테드 CEO는 넷플릭스의 지식재산권(IP) 독점 이슈에 대해 "IP 관련 딜을 할 때 IP가 사용됨으로 인해 계속해서 혜택을 받고 있다"며 "좋은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넷플릭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계정 공유 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조만간 국내 적용할 것이란 암시를 남겼다. 테드 CEO는 "(계정 공유 금지 조치를) 글로벌하게 지속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적용할 계획이라 지금 당장 발표할 건 특별히 없지만 기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테드 CEO는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와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인 국내 통신사들 간 망 사용료 이슈에 대해 "ISP를 위해 10억달러를 오픈 커넥트 시스템에 투자했다"며 "이를 통해 데이터 전달을 용이하게 하고 있고 6000개 이상 지점의 다양한 국가에서 인터넷이 빨라질 수 있도록 계속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지난 2018년부터 망 사용료와 관련해 법적 공방을 진행해 오고 있다. 망 이용대가를 두고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넷플릭스가 패소할 경우 SK브로드밴드에 1년 간 최대 1465억원의 망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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