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벡, 메자닌 돌려막기…오버행 폭탄 다가온다

입력 : 2023.07.04 15:52:07
제목 : 나이벡, 메자닌 돌려막기…오버행 폭탄 다가온다
메자닌 상환 자금 마련 위해 250억 CB 재차 발행 전환가능 주식수 최대 17%, 주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톱데일리] 코스닥 상장사 나이벡의 메자닌 채권을 매입했던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연달아 사용하고 있다. 나이벡 주가 흐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원금 회수에 나선 것이다. 나이벡은 재차 CB를 발행해 상환자금을 마련했다. 이러한 메자닌 채권 차환은 잠재매도물량에 대한 오버행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이벡은 지난해 말부터 2년 전 발행했던 총 200억원 규모의 6회차 전 환사채(CB)와 7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 안다자산운용, 씨스퀘어자산운용 등이 매입했던 100억원어치 BW는 이미 상환이 완료됐으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을 대상으로 발행했던 100억원 규모 CB는 대부분 상환이 진행돼 현재 8억원어치만 남아있다.

지난 2020년 나이벡은 공장 신설, 임상 연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200억원 규모 메자닌 투자를 유치했다. 6회차 CB와 7회차 BW의 전환가액은 주당 4만781원이며, 표면이자율(쿠폰이자)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인 무이자 메자닌 채권이다. 이자소득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인 만큼 투자자들은 주식전환 후 매각차익을 노렸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이벡의 주가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메자닌 채권 발행 당시 나이벡 주가는 4만원을 웃돌았다. 이듬해 중순, 나이벡은 코로나19 백신 관련 관련종목으로 꼽히면서 한 때 주가가 5만50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환청구 시기를 앞두고 나이벡 주가는 가파르게 하락했고, 2021년 12월에는 2만원 후반대에 위치했다. 이후에도 나이벡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내리막을 걸었다.

6회차 CB와 7회차 BW는 최초 발행가액의 70%인 2만8546원까지 전환가액이 조정(리픽싱)될 수 있었다.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메자닌 채권 투자자가 나이벡 투자에서 이득을 볼 수 있었던 구간은 사실상 전무했 던 것으로 조사된다. 풋옵션을 사용하면 원금은 보전할 수 있었지만, 기회비용과 현금가치를 반영하면 실질 투자 손실을 보게 된다.

나이벡 입장에서도 투자자들의 풋옵션 사용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나이벡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약 250억원으로 집계된다. 상환 자금을 내어줄 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웃도는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었다. 지난해 말 금리가 급상승 기조를 보였기에 은행권 차입을 통해 메자닌 채권을 차환했다면 나이벡이 적지 않은 이자비용 부담을 감당해야 했다. 나이벡은 최근 수년간 손익분기점(BEP)을 오가는 실적을 내고 있다. 연간 수십억원대의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면 나이벡 실적에 적지 않은 충격을 가할 수 있다.

결국 지난해 11월 나이벡은 권면총액 250억원 규모의 8회차 CB를 발행한다. 나이벡은 이 중 200억원은 6회차 CB와 7회차 BW의 상환자금 용도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8회차 CB 발행 대상자는 6회차 CB와 대동소이했다. 결국 메자닌을 발행해 메자닌 상환 자금을 돌려 막은 셈이다.

8회차 CB의 발행조건은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투자자에게 좀 더 유리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발행 당시 나이벡은 메자닌 채권 발행가액의 40%까지 매도청구권(콜옵션)을 보유했지만, 8회차 CB의 경우 콜옵션 한도는 20%로 축소됐다. 8회차 CB는 무이표채라는 점에서 2020년 발행분과 동일하 지만, 3%의 만기이자를 지불해야 한다는 조건이 추가됐다. 또한 주가가 기존 대비 하락한 상황에서 유사한 규모의 자본을 조달하다 보니 전환가능주식수는 대폭 상승했다.

8회차 CB의 최초 전환가액은 주당 2만1175원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최근 나이벡 주가가 1만5000원 안팎으로 내려오면서 CB 리픽싱 발동 조건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전환가액은 1만6294원으로 조정됐고, 전환가능주식수도 118만주에서 153만여주로 증가했다. 8회차 CB의 전환가액은 최대 1만4823원(약 167만주)까지 조정될 수 있으며 주식 전환 시 나이벡 지분 17%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나이벡 최대주주인 정종평 대표이사의 지분율에 육박하는 규모다.

8회차 CB 전환청구는 오는 11월 22일부터 가능하다. 상당수 투자자가 2020년부터 나이벡 투자에 자금이 묶여있었던 상황임을 고려하면,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 경우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거두려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나이벡 주가가 CB 투자자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표이사 지분률에 육박하는 잠재매도물량의 존재가 나이벡 주가 상승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통상 대량의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오버행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 비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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