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영원무역] ① 저무는 '킹달러' 시대, 방어할 체력 될까
입력 : 2023.07.06 08:30:08
제목 : [유통진단] [영원무역] ① 저무는 '킹달러' 시대, 방어할 체력 될까
'고환율' 덕 노스페이스·룰루레몬 등 OEM 성과↑
하반기 환율 변동·유럽向 자회사 부진 탈출 '관건' [톱데일리] 영원무역이 최근 실적 성장과 주가 동반 상승으로 호시절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신호 부진에 따른 수익 악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주력 사업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분야가 환율 변동에 민감한 업종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전거 유통 자회사 스캇은 유럽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현지 불황 여파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어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 날개 단 OEM, 고환율에 실적도 주가도 '쑥쑥'
최근 영원무역의 주가 변화는 드라마틱하다. 5일 종가 기준 주당 6만3100원에 장을 마쳤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7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1년 전 이맘때 영원무역 주가는 3만원 중반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가격은 작년 7월15일 36650원, 최고가는 지난 달 30일에 기록한 6만6700원이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최근 한 달 새 더욱 도드라진다. 6월 첫 거래일인 1일 종가(4만5050원)와 비교하면 불과 한 달 사이 주가가 40% 이상 뛴 것으로 집계된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역대급 '킹달러(달러화 초강세)' 기조에 따른 호실적 영향으로 풀이된다. OEM 사업을 핵심으로 하는 영원무역은 지난해에 이어 1분기에도 만족스러운 실적을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영원무역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8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6% 상승한 167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원무역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OEM 사업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다. 1분기 기준 OEM 사업 매출은 90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현재 영원무역은 아웃도어 및 스포츠 의류, 제품 및 특수 기능 원단 등을 생산 수출하는 ▲제조OEM 부문과 프리미엄 자전거 사업을 운영하는 ▲스캇 부문,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을 유통하는 ▲기타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OEM 사업 호조는 대표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아크테릭스, 아디다스 등 다른 브랜드가 성장하며 뒷받침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룰루레몬의 최근 성과가 두드러진다. 2009년부터 납품을 시작한 룰루레몬의 매출 비중은 2019년 7%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2%까지 상승했다.

◆ 환율 변동에 달린 실적 방어…자회사 스캇도 분위기 '주춤'
영원무역이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 환경에 따라 올해 그 상승세가 끊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원무역의 실적은 매출 3조8573억원, 영업이익 742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 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순이익 또한 5952억원으로 19% 하락이 전망됐다.
부채 부담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올해 1분기 기준 단기금융상품 포함 영원무역의 현금성자산은 1조23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반면 단기차입금은 1년새 2245억원에서 4521억원으로 약 2배 증가하면서 유동성 부담이 늘었다. 다만 1분기 기준 영원무역의 부채비율은 53% 수준으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편이다.
영원무역이 주력하고 있는 OEM은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업계 내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성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으로 꼽힌다. 영원무역은 동남아, 중남미 등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미국 등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생산 비용은 현지 통화로 거래하지만 매출은 달러로 결제, 고환율에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영원무역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데에도 고환율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 1400원선까지 상승하면서 1300~1400원 대 고환율 현상을 지속했다. 이런 환경 요인이 더해지면서 영원무역은 지난해 매출액 3조9046억원, 영업이익 835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9.8%, 88.7%가 증가하며 외형과 내실을 모두 챙기는 성과를 얻었다.
업계에서도 올해 영원무역의 실적 방어는 환율 방향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은 "영원무역의 연간 이익 증감 여부를 결정 짓게 되는 것은 수익성으로 올해는 환율이 그 어느 때보다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난해 매출 규모가 급격히 확대해 OEM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27%까지 높아졌는데, 연 환율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원달러 환율이 얼마나 방어해 주느냐에 따라 연간 증익 혹은 감익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회사 스캇의 수익성 확보도 영원무역 연결실적 방어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올 1분기 스캇은 전년 동기대비 4.6% 증가한 3036억원의 매출을 냈으나, 영업이익은 29.5% 줄어든 270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다만 시장에서는 스캇의 반등이 단기간 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스캇의 전체 매출 가운데 유럽 비중이 80%에 달하는데, 올해 유럽 시장 내 소비력 둔화 여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 2년간 수요가 집중된 반작용으로 올해 연간 자전거 수요 감소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에프엔가이드가 전망한 스캇의 올해 연매출은 전년대비 3% 증가한 1조4392억원, 영업이익은 18% 줄어든 1422억원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는 2024년에는 주요 생산 기지인 방글라데시에서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건비가 높아져 수익성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방글라데시 총선이 진행됐던 2014년과 2019년 현지 시장 내 최저임금은 각각 전년 대비 50%, 50.9%가 상승하기도 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OEM 사업 특성상 바이어(구매자)에 대한 수출 물량에 따라 실적이 주요한 영향을 받게 된다"며 "환율 및 인건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제한적이고 충분히 예상 및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 다. 이어 "스캇의 경우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매출이 유지되고 있다. 자전거 사업부 외에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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