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철강 미 관세충격 현실화…5월 대미수출 16%↓·단가도 급락

국내 철강 업체, 관세 부담에 마진 줄여…하반기 수출 전망도 먹구름"내년부터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효과…K철강 수출 전략 재검토해야"
이슬기

입력 : 2025.06.23 07:00:02


미국,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50%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인상하기로 한 50% 관세가 발효된 4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이 관세는 포고문에 적시된 대로 미국 동부 시간 이날 0시1분(한국시간 4일 오후 1시1분)을 기해 발효됐다.2025.6.4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지난달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16% 감소한 가운데 수출 단가도 9%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품목별 25% 관세 조치의 영향이 본격화한 것으로, 국내 철강 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마진을 줄이며 수출을 이어간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달 4일(현지시간)부터 관세율이 50%로 상향된 점까지 감안할 경우, 하반기 대미 철강 수출이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효과가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면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철강의 입지는 한층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 업계가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 25→50% 두배 인상…6월4일 시행"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3억2천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9천만달러)보다 16.3% 감소했다.

수출 단가는 지난해 5월 톤(t)당 1천429달러에서 올해 5월 1천295달러로 9.4% 하락했다.

올해 월별 수출 물량은 비교적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출 단가는 5월 들어 급락했다.

대미 철강 수출량은 1월 21만7천t, 2월 24만2천t, 3월 25만t, 4월 24만8천t, 5월 25만2천t 등으로 3월 관세 부과 이후에도 뚜렷한 감소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수출 단가는 1∼4월 t당 1천500달러 안팎을 유지하다가, 5월에는 1천295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4월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14.6% 하락한 수치다.

이는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내 철강 업체들이 단가를 낮춰서라도 수출 물량을 유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관세가 인상된 만큼 국내 철강 업체들이 그 부담의 일부를 수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5월부터는 미국발 관세 영향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개월 전 주문이 이뤄지는 철강 업계의 거래 관행상 지난 4월까지는 3월에 부과되기 시작한 미국발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5월부터는 관세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통상 철강 관세 부과 영향은 부과 시점 후 2∼3개월 정도 이후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트럼프 관세 영향은 5∼6월 수출부터 확인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픽] 한국의 품목별 대미 수출액 비중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 중인 25%의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한국 철강업계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 가운데 미국 비중은 약 13% 수준이다.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업계에서는 지난 4일부터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함에 따라 하반기 대미 수출 전망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관세 인상이 한국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릴 뿐 아니라, 미국 내 수요처가 한국산을 대체할 공급처를 물색할 가능성도 키운다는 점에서다.

특히 내년부터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한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앞서 일본제철은 인구가 줄어드는 자국 시장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해 US스틸 인수를 추진했다.

자사의 고급 판재 기술력과 US스틸의 현지 생산·유통망을 결합해 고율의 관세 장벽을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도 깔렸다.

한국 철강 업체 1·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지만, 상업 생산 개시는 오는 2029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당장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 일본산 철강이 가격과 공급망에서 한국산보다 미국 시장 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연구원 이재윤 박사는 "주요 철강 수출국 중 하나인 일본은 대미 투자를 통해 현지에서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인 만큼, 미국 내 한국산 철강 수입 대체가 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온다면 우리의 수출 전략도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is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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