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2Q에도 금융위기 후 최악 성적…영업이익 6000억, 전년比 96% 줄어 3Q부터 반도체 감산효과 본격화 전망…"업황회복 속도 상회할 것"

[톱데일리]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연결기준 6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 이상 줄어든 수치로, 금융위기였던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최저 기록이다. 반도체 쇼크로 저점을 기록했던 직전 분기(6402억원)보다도 6.25% 퇴보했다. 다만, 실적발표 전 시장에서 내놓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2818억원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관 측도 나온다.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6000억원의 영업이익과 60조원의 매출을 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95.74%, 22.28% 줄어든 수치다. 반기 기준으로 봐도 누적 영업이익(1조2400억원)과 누적 매출(123조7500억원)이 각각 작년보다 95.61%, 20.16% 빠진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IT 수요 위축으로 메모리 한파가 장기화하고, 2분기 들어선 갤럭시S23 시리즈 효과까지 줄어들면서 실적 하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부문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반도체(DS)부문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조 단위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되는 영업적자 규모는 3~4조원 가량이다. 1분기엔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냈었다.

실제 삼성전자도 늘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D램 재고 확대에 지난 4월부턴 감산을 공식화하고, 재고 소진 작업에 나선 상태다. 그나마 2분기 들어선 D램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 하락폭도 줄고, 감산에 따른 재고 감소도 시작돼 하반기부터는 원가구조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시장에 대응한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차세대 D램 점유율 확대도 추진중이다.



1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줬던 모바일(MX)부문도 2분기엔 실적 감소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엔 전분기 3조9400억원보다 31% 가량 빠진 2조7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갤럭시S23 출시 효과가 주춤한 영향이 반영됐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감산 본격화에 따른 단위 비용 증가로 2분기엔 1분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려웠을 것"이라며 "DX부문 등에서의 보수적 마케팅 비용 집행 등 비용 통제 효과가 예상보다 컸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3분기부터는 메모리 재고 하락 등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도 빠르게 축소, 실적 개선 속도가 업황 회복 속도를 상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에서 시장 전망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사실상 바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감산 효과와 AI 수요 확대에 따른 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도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4분기께부터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HBM3 제품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데이터저장 용량을 높인 차세대 제품인 'HBM3P'의 연내 출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은 지난 5일 내부 행사에서 "HBM3, HBM3P가 내년에는 DS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7일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한 삼성전자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69조7053억원, 영업이익 3조6254억원이다. 이는 전년 같은 분기 대비 각각 9.22%, 66.6% 줄어든 수준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실적 컨퍼런스콜을 열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과 앞으로 사업 전망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톱데일리
류세나 기자 cream53@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