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이면 크지” vs “에이 그래도”…세뱃돈 얼마가 좋을까요?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입력 : 2023.01.21 06:55:48
설 예상 지출 선물 40만원, 용돈 38만원
외벌이 가장은 한숨만…고물가에 부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대전역을 찾은 시민들이 진주행 KTX열차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5만원씩만 4명만 줘도 20만원이잖아요.”

40대 직장인 A씨는 설을 맞아 자녀와 조카들에게 세뱃돈을 줄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물가가 많이 올라 생활비와 대출 이자만으로도 부담이 큰데 연례행사처럼 지갑을 열 일이 또 다가왔다는 것이다.

A씨는 “저도 어렸을 땐 받았던 사람이고, 또 그래서 설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기억도 있다”며 웃었다. 이어 “그런데 애들한테 5만원씩 주려고 보니 아무래도 무섭다. 줄 사람이 한두 명도 아닌데”라며 “올해 연봉 인상 폭도 작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3년여 만에 ‘대면’으로 맞이하는 설이지만, 고물가 현상이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위축하는 분위기다. 모처럼 친지들과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려 해도 명절 상차림에 세뱃돈까지 모두 경제적 부담으로 느껴지고 있어서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자사 회원 828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예상 지출 비용 평균값’을 조사한 결과, 1위를 차지한 건 선물(40만원), 2위를 기록한 건 용돈(38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차례 준비 비용(25만 원)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조사자의 12.8%는 명절 비용 지출에 대해 ‘매우 부담’이라고 응답했다. 또 ‘약간 부담’이라고 밝힌 비중도 34.2%를 기록했다. 외식비와 교통비를 빼고도 평균 100만원 이상 지출되는 탓에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대전역 대합실이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특히 설은 추석과 달리 세뱃돈 등 용돈을 주고받는 일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해마다 정답은 ‘형편에 맞게’이지만,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마음이 같기는 쉽지 않다.

외벌이 가장이라는 30대 후반 B씨는 “애기를 키우느라 지출도 많은데다 아내까지 휴직 중인 상황”이라며 “어른들 봬야 하니 고향에는 가자고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쓰리다. 내려가지 말까 고민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B씨는 이어 “친척들끼리도 은근하게 누가 (세뱃돈을) 얼마 줬는지도 얘기 나오지 않느냐”며 “우리 애만 유독 적게 받았다거나, 학년 등 나이대에 안 맞았게 줬다는 뒷말이 나올까 봐 무섭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C씨는 “일단 5만원으로 통일하려 하는데 대학생 조카들은 10만원을 줘야 하나 생각도 하고 있다”며 “사실 마음 같아서는 3만원씩도 부담이다. 양가 합치면 아이들이 7명”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올해 직장인들이 꼽은 적정 세뱃돈 액수는 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성인남녀 60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가 5만원이 적정선이라고 응답했다. ‘안 주고 안 받자’는 응답은 29%로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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