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영원무역] ⑧ 성래은 주도 ESG 경영, 중간평가 '낙제점'
입력 : 2023.07.17 14:56:24
제목 : [유통진단] [영원무역] ⑧ 성래은 주도 ESG 경영, 중간평가 '낙제점'
친환경 활동 불구 탄소 감축 실패…외부 평가서도 'A→C' 하락[톱데일리] 영원무역그룹이 2년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 경영에 매진중이다.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ESG 경영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키우겠다는 목표다. 다만 여러 친환경 노력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점점 증가하고 외부 ESG 점수는 후퇴하는 등 한계점에 봉착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 ESG 3년차, 탄소 배출 매년 증가
영원무역홀딩스는 2021년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만들어 ESG 경영을 관리하고 있다. ESG 현황 보고 관련 회의를 진행하며 그룹 전반에서 발생하는 ESG 경영과 관련한 리스크 대비를 본격화 했다.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성래은 부회장이 위원으로 활동중이다.
특히 친환경 정책 기반으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겠다는 목표다. 사업 전반에 걸쳐 환경경영 시스템을 구축, 환경 보전을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친환경 제품 확대 ▲환경인식 내재화 등 범주에서 세부 방침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지표들을 보면 친환경 정책과 역행하고 있는 듯은 모습이다. 영원무역홀딩스가 올해 4월 발간한 'ESG 경영 보고서(Youngone ESG Milestone Report)'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그룹 연결기준)이 해마다 증가하며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은 주로 직접 배출로 분류되는 '스코프1(Scope1)'과 그 외 간접 배출되는 '스코프2(Scope2)'로 나뉜다. 스코프2는 스코프1과 달리 기업이 제조 공정에 쓰기 위해 사용하는 전력, 열 때문에 발생하는 간접 온실가스를 뜻한다. 통상 스코프1과 스코프2를 더한 것이 한 기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에 해당한다.
영원무역그룹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기는커녕 매년 증가하고 있다. 회사가 공개한 자료만 봐도 3년째 스코프1 수치가 늘고 있다. 지난 2020년 7만2854tCO2e(이산화탄소환산톤)이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7만8541tCO2e로 늘었고, 지난해엔 7만9491tCO2e로 증가했다.
간접 배출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영원무역그룹의 온실가스 스코프2 지표는 지난 2020년 4만54701tCO2e에서 2021년 5만19201tCO2e, 지난해엔 5만5987tCO2e로 증가했다. 간접 배출량도 직접 배출 대비 70% 수준이기에 간과할 수 없는 규모다.
스코프1과 스코프2를 더하면 지난해 영원무역그룹 해외 사업장에서 배출한 온실가스 총량이 13만5478tCO2e로 2년 전보다 14.5%, 지난해보다 3.8%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외 공장에서 발생한 매출이 2조1306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매출 1억원당 온실가스가 6.36tCO2e씩 발생했던 셈이다.
앞서 영원무역그룹은 해외 사업장 기준 2030년까지 2019년 배출한 온실가스의 40% 감축을 목표로 정했다. 노스페이스 등 국내 사업장보다 파타고니아, 룰루레몬, 아디다스 등 브랜드 주문자위탁생산(OEM) 제조 관련 방글라데시, 베트남, 에티오피아, 엘살바도르, 우즈베키스탄 공장 등 해외 지역 배출량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영원무역홀딩스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는 매출 신장에 따른 결과"라며 "영원무역의 경우엔 2022년 매출이 전년 별도기준 대비 48.8% 신장됐지만 온실가스와 에너지 사용량 증가 폭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 친환경 활동과 상반된 사업 운영 한계
해마다 늘어나는 영원무역그룹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ESG 경영 강화 기조와도 상반된 흐름이다. 탄소 저감을 위해 여러 활동과 캠페인을 펼쳤음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앞서 영원무역그룹은 노스페이스 리사이클 소재 '에코플리스 컬렉션'을 선보였고, 공장 등에 친환경 보일러, 오폐수 정화시스템 등을 도입해 왔다.
이외에도 세계적 기관에서 환경 보호를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 2019년부터 유엔글로벌컴팩트(UN Global Compact) 회원사로 참여하며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 관련 리포트를 제출하고 있다. 세계적 비영리 환경보전기관 WWF(세계자연기금)의 자연환경 보존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성기학 그룹 회장은 ESG 경영 보고서에서 "더 지속가능한 사회가 미래의 바람직한 모습이라 믿고 영원은 포용적인 글로벌 기업으로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래은 부회장 또한 "향후 50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해 나갈 수 있도록 2023년에도 ESG 가치 실현에 더욱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온실가스 외에도 의류 제조 공장 가동 중 에너지 사용량은 매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영원무역그룹이 운영하는 해외 사업장에서 사용한 에너지 소비 총량은 1332TJ(테라줄)에서 2021년 1559TJ로 증가한 후, 지난해 1773TJ로 증가했다. 연매출 1억원당 약 100GJ(기가줄)씩 사용하는 수준이다.
연간 용수 사용량도 늘었다. 글로벌 공장 전역에서 2020년 350만7417t(톤)이던 용수는 2021년 415만6200t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엔 427만3343t으로 증가했다. 의류 제조에 치중한 사업 운영상 원단 염색 등에 사용되는 용수는 정화 설비를 갖추더라도 근본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한계에 놓여 있다.
◆ ESG 종합등급 'A→C' 뒷걸음질, 최대 실적 '무색'
이런 맥락에서 외부 ESG 평가에서도 점수가 후퇴하는 등 아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지난해 영원무역홀딩스의 ESG 종합평가등급은 C다. 세부적으로 환경 C, 사회 B+, 지배구조 C로 평가됐다. C등급은 최하위 D보단 낫지만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전년도 환경 B+, 사회 B+, 지배구조 A를 받아 종합등급 A를 기록한 성적과 비교하면 크게 뒤처지는 평가다. ESG 경영을 본격화하기 전인 2020년에 받았던 환경 D, 사회 B, 지배구조 B 등 종합등급 B 평가보다도 뒷걸음질 쳤다. 3년간 환경 부분이 세 평가 항목 중 가장 낮은 등급이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지난해 영원무역그룹이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여전히 ESG 경영에서는 '낙제점'이란 평가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해 아웃도어 호황으로 연결기준 매출 4조5339억원, 영업이익 1조22억원이라는 역대급 성적을 거뒀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2% 수준에 불과한 유통업에서 영업이익률 23.9%는 보기 드문 성과다.
영원무역홀딩스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 모형이 글로벌 기준으로 개편돼 등급 하락 기업이 다수 발생했으며 평가대상 상장사의 63%가 C와 D등급으로 평가 받았다"며 "앞으로 개정된 평가 기준에 맞춰 ESG관련 정량적 성과가 포함될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재편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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