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효성화학] 암흑의 시작 '베트남'…조현준 회장 야심작의 실패
입력 : 2023.07.17 16:34:32
제목 : [위기의 효성화학] 암흑의 시작 '베트남'…조현준 회장 야심작의 실패
효성비나, 지난해부터 성과 기대했지만 저조
연결 부채비율 9000%대로…효성화학 재무구조 악화 주범[톱데일리] 효성화학이 재무구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야심작인 베트남 투자가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부터 베트남 설비의 본격 가동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했지만, 수율 개선에 실패하면서 오히려 효성화학 전반에 악영향을 퍼뜨리고 있다.
효성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9940.6%에 달했다. 결손금 누적으로 자본총계는 감소하고 부채가 증가한 결과다. 2021년 5015억원에 달했던 자본총계는 올해 1분기 323억원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2조5548억원에서 3조2764억원으로 약 7200억원 증가했다.
재무구조 악화가 시작한 데에는 효성화학의 베트남 사업 부진 영향이 컸다. 효성화학의 베트남 사업법인 '효성 비나 케미칼(Hyosung Vina Chemicals Co., Ltd.)'은 2019년 50억원의 순손실을 시작으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수백억에서 수천억원대의 순손실을 냈다.

그 결과 효성 비나 케미칼 자본총계는 2020년 3263억원에서 2021년 2817억원으로 떨어졌다. 2022년부터는 마이너스(-) 59억원, 2023년 1분기 -715억원의 자본총계를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부채 규모는 2019년 4975억원에서 2020년 9290억원, 2021년 1조5508억원, 2022년 1조7794억원, 올해 1분기 1조8451억원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베트남 법인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2016년 야심 차게 결정한 글로벌 사업이다. 효성화학의 주력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겠다는 뜻에서 총 1조6000억원(12억8600만달러)를 투자해 '액화석유가스(LPG)→탈수소공정(DH)→프로필렌→PP'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8년 이를 위해 효성 비나 케미칼을 설립했고 동남아 거점 을 구축해 나갔다. 조현준 회장은 베트남이 글로벌 시장 공략의 최적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당시 국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베트남 사업을 대중에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효성 비나 케미칼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생산시설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단계적으로 공정을 구축한 뒤 2022년부터 베트남 설비 수직계열화를 마무리하고 이에 따른 큰 폭의 실적 성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실적은 설비 수율 문제로 인해 무한 정기보수에 돌입하면서 손실이 쌓이게 됐고, 막대한 투자 비용으로 인해 부채 규모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여기에 최근 석유화학 업황 악화까지 더해졌다. 주력 제품인 PP가 중국 등 글로벌 공급물량 증가로 스프레드(화학제품별 수익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됐다. PP스프레드(PP가격에서 프로필렌 가격을 뺀 값)는 2020년 211달러, 2021년 168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39달러로 떨어졌으며 올해 1분기 118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는 13달러 수준에서 거래된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1분기보다 악화한 영업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참고로 업계에서는 2023년 PP스프레드가 91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효성화학의 본체인 개별 실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 해 1000억~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해 온 효성화학 은 지난해 별도 기준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 개별 기준 영업적자는 151억원에 달했다.
본업과 연결회사의 실적 악화로 효성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3367억원, 올해 1분기 45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결손금 누적에 따른 자본 감소로 연결 부채비율은 2021년 509.5%, 2022년 2631%, 올해 1분기 9000%대로 점차 확대됐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PP 스프레드는 2022년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국가 주도로 공격적인 PP 설비 증설을 이어온 탓에 아시아 지역 내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PP 핵심 수요처인 중국의 봉쇄정책이 완화하면서 수급이 나아지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건설 시장 부진 등 중국의 내수시장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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