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땐 좋았는데" 한세실업 목표가 뚝

김제관 기자(reteq@mk.co.kr)

입력 : 2023.01.24 17:17:40
영원무역 등 OEM기업
달러약세 실적 악영향






북미 수출 비중이 높은 의류주가 달러 약세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목표가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대표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영원무역과 한세실업 주가는 원화값 상승 우려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영원무역 주가는 지난해 11월 중순 대비 10.71% 급락했다. 한세실업 주가도 같은 기간 1.49% 하락했다.

증권사들도 의류주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춰 잡고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영원무역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6만4000원으로 9% 하향 조정해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영원무역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7만6000원으로 5% 내렸다. 한세실업 목표주가도 2만1000원으로 기존보다 9% 낮춰 잡았다. 하나증권은 한세실업 목표주가를 2만3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의류주는 달러가 약세로 전환돼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 업체에서 주문을 받아 의류를 제작해 수출하는 OEM업체들은 매출이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달러당 원화값이 상승(환율 하락)하면 매출이 줄어드는 구조다. 더욱이 원·부자재는 달러로 약 2개월 전 선주문하는 탓에 지금처럼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시기에는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로 올해 글로벌 의류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의류주 실적이 1분기 악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03% 줄어든 1298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한세실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6.49% 급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과 유럽 소비 둔화, 역기저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송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올 상반기 달러 주문이 줄어 매출이 감소하고 원재료 매입 시점 차이로 영업이익도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세실업의 실적 하락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한세실업이 생산하는 니트 원단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경기 침체기에 큰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한세실업은 티셔츠나 후드 등 기본 의류 아이템에 사용되는 니트 원단을 갭(GAP), 올드네이비, 타깃, 월마트, H&M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경기가 안 좋으면 판매 단가와 재고를 낮추려고 해 OEM업체들은 더욱 압박을 받게 된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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